이야기 치료
상담 이론 중 이야기 치료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삶을 구성하고 결국 개인의 정체감을 구성한다고 본다. 내가 쓰고 말하는 내용을 잘 들어보면 그 속에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 나의 가치와 인생이 담겨 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야기 치료에서는 개인이 한 사회 안에서 부정적이고 패배적인 견해를 가진 지배적인 이야기로 삶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행동이 일어난다고 본다. "난 어차피 안돼." "우리 가족은 희망이 없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등의 부정적인 이야기는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서 우리의 삶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야기 치료 상담에서는 그 사람이 선호하는 방법으로 삶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질문과 반영을 통해 내담자의 이야기 속 구성 인물(주연과 조연), 위기였던 적과 그것을 잘 대처해나갔던 경험, 미래에 대한 희망 등으로 삶의 대안적인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필요하다면 글 쓰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집단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인정해 주고 지지한다. 이 대안적인 새로운 이야기 속 내담자는 성장해 나가며 결과적으로 건강한 정체감을 갖게 된다.
그렇다. 삶이 곧 이야기다. 이야기가 곧 나라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일까?
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내 이야기의 주연과 조연, 악인은 누구일까?
내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 나가고 싶을까?
그리고 내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내면에서 굳게 믿고 있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내 삶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좀 더 넉넉하고, 따뜻하고, 희망적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이만하면 괜찮은 삶의 이야기를 물려주고 싶다.
아, 지금 너무 힘든데 우리 엄마는 이럴 때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버텼었잖아, 나도 기도하고 하나님을 믿고 기다려볼까? 그럼 엄마한테처럼 하나님이 나도 도와주겠지?
아, 나 또 실수했어. 난 왜 이렇게 실수가 많지? 근데 엄마도 그랬다고 했는데. 그래도 엄마는 실수를 안 하는 것보다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었지? 너무 자책하지 말자.
관계가 힘들어, 내 마음대로 안돼. 아 근데 엄마가 모든 관계는 다 그럴 수 있다고 했어. 잘 안 맞아도 맞춰나가 보려는 노력의 과정 속에서 더 깊어지고 많이 배울 수 있다고 했어. 한번 맞춰 가보자.
내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가 내 이야기가 되고, 그것이 아이의 마음에 자리 잡을 거다.
이런 내면의 이야기를 물려줄 수 있는 엄마가 되려면 나부터 이렇게 살아야 될 거 같다.
나의 이야기는 곧 너의 이야기에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핵심 주연들이다.
이렇게 삶의 이야기는 세대를 거쳐 스며든다.
조금 더 말을 조심해야겠다.
조금 더 삶의 안팎에서 진솔하게 살고 싶다.
조금 더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를 찾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완벽하기보다는 조금 허술해도 넉넉한 마음으로 사랑으로 품어주며 살아가고 싶다.
우리가 앞으로 함께 써나갈 이야기는 어떨까?
함께 펼쳐나가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글로서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지 5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부모가 된 지 겨우 만 4살인 나와 남편
세상에 발을 딛은 지 겨우 49개월 된 딸과 7개월 된 아들
막 시작한 우리 넷의 이야기
우리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고, 보듬어주고, 격려하고, 함께 자라나는 이야기를 많이 써 나가자.
그럼에도 연약해서 또 언젠가처럼 싸우고,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일이 생길지라도, 잘 풀고 결국엔 사랑으로 품어주는 이만하면 괜찮은 가족이 되어보자.
그리고 우린 가족이기에 서로에게 중요한 주연인 인물들이겠지만, 작가는 "내"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자. 너무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침범하지 말자. 서로가 써나갈 삶의 이야기를 믿어주고 격려해 주는 가족이 되자.
앞으로 펼쳐질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그리고 너의 이야기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이 이야기가 하나님의 선하신 뜻 안에 있기를, 하나님의 은혜와 평안이 가득하기를,
하루의 마무리, 이 글의 마무리에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