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완주를 부른다

by 자향자

학창 시절, 벼락치기 공부를 자주 했다. 긴 호흡의 공부가 필요한 수능과 다르게 학교 중간·기말고사는 짧고 굵게 공부하면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오는 편이었으니 더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항상 엉망이었지만, 벼락치기 덕분에 내신 관리는 그나마 그럭저럭 해냈다.



갑자기 나는 왜 학창 시절 이야기를 꺼냈을까? 그것도 ‘꾸준히 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도 아닌 ‘벼락치기로 공부했다’라는 시답잖은 이야기 말이다. 여러분이 만약 하프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한다면, 정말 짧고 굵게 끝낼 수 있다. 다만, 여기엔 전제 조건이 붙는다. 그것은 목표한 기간만큼은 정말 꾸준하게 연습해야 한다는 약속이 필요하겠다.



두 달 만에 하프 마라톤 정복하기.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싶었으니까. 그럼에도 완주했다. 이건 정말 가능한 일이다. 내가 하프 마라톤 완주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 이것이 주효했다.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가 있을까. 맞다. 실행이다. ‘내가 과연 하프 마라톤을 뛸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러닝 이란 말이다.



불안은 원시 시대 생존 본능으로부터 출발한 감정이다. 우리는 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신을 숭배하며 인간의 나약한 감정을 잠재우기도 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불안요소가 생겼다. ‘하프 마라톤 완주 가능할까?’ 신에게 열렬히 기도한다고, 제아무리 깊은 명상을 한다 한들 이 불안은 평온해질까? 이번엔 그럴 리 없다. 우리는 이제 꾸준한 러닝 습관을 길들일 것이다. 단 두 달만 그렇게 해보자.



내 경우, 도전 기간을 일부러 짧게 잡았다. 뼛속까지 한국인인 나의 급한 성격에 비추어 봤을 때, 목표를 최대한 앞당기고 실천하는 것이 내겐 유리했다. 만약 하프 마라톤 대회까지 1달이란 시간이 남았었다면,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석 달이나 주어졌다면, 기다리기 정말 지루했을 것이다.



두 달이란 시간, 개인적으로 적당하다고 본다. 러닝이 한창 대세인 요즘, 이 분위기에 편승은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10km 마라톤 그리고 하프 마라톤을 차례로 정복하기 위해 달리는 습관을 기르자. 매일 달리기를 하는 것도 좋고, 주 2~3회 정해서 달리기 하는 것도 좋다.



첫 달에는 10km를 기준의 러닝으로 충분히 감을 익힌 후 10km 완주를 해낼 것이고, 이후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하프 마라톤 기준으로 완주할 수 있는 연습량 알아보도록 하겠다. 모래성은 큰 파도 한 번이면 단방에 무너진다. 철옹성과 같은 단단한 러닝 습관 장착으로 곧 다가올 10km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어 보자.



네덜란드의 작가이자 연설가로 유명한 코리 텐 붐은 이런 말을 했다. “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비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힘을 빼앗을 뿐이다.” 여러분의 걱정과 불안을 단방에 잠재워 줄 달리기라는 도구를 지금 바로 꺼내 들자. 우리는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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