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의 몸 상태는 제각기 다를 것이다. 나와 같이 군 전역 이후 운동 한 번도 안 한 사람도 있을 테고, 러닝에 이제 막 입문해 재미를 붙이는 단계에 있는 독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궁금한 게 하나 있다. 여러분은 왜 러닝을 하려 하는가? 이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여러분만의 한 문장이 있으면 한다. 그럼 내 경우는 어떠하냐고?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해”라고 답하면 너무 매우 흔한 대답인가. 세세한 이유는 다르겠지만, 큰 목적은 나와 같으리라 생각한다.
준비되었다면, 이제 문밖을 나설 차례다. 운동복을 입고, 운동 앱을 켜고 집 근처 공원이든, 학교 운동장이든 뛸 수 있는 공간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보자. 런지 트위스트, 레그 스윙, 하이 니즈까지 마쳐본다. 그럼 이제 할 일은? 맞다. 신나게 달릴 차례다.
여러분에게 감히 조언하나 해본다. 뛸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최대한 멀리 한번 달려보자. 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측정을 해보자는 이야기다. 이를 먼저 확인하면 여러분의 달리기 실력 향상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숨이 가팔라질 때까지, 최대한 속도를 내보자. 그리고 기록한 결과를 들여다보자. 어떤가? 제법 잘 뛰었는가. 축하한다. 좀 미진해 보이는가? 별수 없다. 이게 현재 우리의 실력이다. 괜찮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군 시절, 클라이밍 선수를 하던 친구 하나가 우리 부대로 전입해 온 일이 있었다. 사회에서 운동하던 친구이니, 달리기는 당연하거니와 뭐든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관심이 부담돼서였을까. 보통의 달리기는 해냈지만, 기대치에 미치진 못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긍정적인 사실 하나를 말하자면, 운동은 여타 다른 것들에 비했을 때, 가장 빠르게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 말은 여러분이 시간을 투입하면 할수록 더 속도감 있는 질주와 더 먼 거리를 달려낼 수 있다는 소리가 되겠다.
여러분도 한 번쯤 경험해 본 적 있지 않은가?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절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경험한 어느 사건 말이다. 아직 한 번도 없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한번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러닝은 여러분을 더욱 생기 있게 만들 것이다.
기준이 있으면 방향이 명확해진다.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려 달려본 일이 없다면 아마 혼란스러울 것이다. 자신이 만든 유리천장에 갇히기 쉽고, 자신에게 굴복해 버릴지 모른다.
자신의 한계를 확인했다면, 더 속도감 있게 러닝 훈련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 말은 두 달 만에 하프 마라톤을 정복할 가능성도 동시에 커진다는 이야기다. 개선할 부분을 찾고 점검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위해 힘껏 달려보라는 말을 다시 한번 감히 전한다.
뛰고 나면 아마 이런 욕구가 생길 것이다. 더 빠르고 더 멀리 가고 싶은 욕구. ‘이 정도까지 뛰었으니, 다음번엔 조금 더 멀리 가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다. 만약, 여러분이 하프 마라톤을 정복하고 싶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면 말이다.
후회 없는 선택이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가 없기 마련이다. “더 할 수 있었는데”라는 말을 하는 껄무새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우리가 되자.
미국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존 로버트 우든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성공하는 삶의 비결이다.” 어떤가? 심장이 터질 듯이 뛰어볼 용기가 샘솟지 않는가. 어디 한번, 하프 마라톤 정복을 위해 뛸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뛰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