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완주를 위한 최소 연습량

by 자향자

10km 마라톤. 혹시 어떻게 느껴지는가. 무지막지한 거리인가 아니면 어떻게라도 뛸 수 있는 거리라고 생각되는가.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에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거리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10km 마라톤은 대회 특성상 1시간 30분이라는 제한시간이 있지만, 혼자 러닝하는 데는 제한시간 따위는 없다. 만약 한계를 두지 않는다면 무조건 가능하다는 소리다.



거두절미하고 10km 마라톤 완주를 위한 최소한의 연습량을 내 사례를 들어 여러분에게 안내해보겠다. 2025년 4월 13일 열렸던 첫 번째 대회(제13회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를 2주 앞두고 나는 총 4회의 러닝을 실시했다. 그 일정과 기록은 다음과 같다.



2025년 3월 29일 첫 번째 러닝을 실시한 이후로 약 2주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훈련을 지속했고, 덩달아 기록이 함께 쌓였다. 속도에서는 그리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참고로 러닝을 하다 보면 아마 속도에 민감해지는 여러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개의치 말자. 지금 우리가 하려는 것은 더 나은 기록을 남기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완주라는 목표를 두고 나아가는 여정이니 말이다.



어떠한가. 조금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가. 경기도에서 1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서울의 직장을 매일 출퇴근하고, 세 살배기 딸아이를 육아하는 입장에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러닝 일정이었다.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는 사실도 맞고 모두 핑계라는 소리도 맞다.



자. 위의 표와 나의 사례를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 나의 전략은 대성공이다. 하나, 만약 ‘나는 안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연습량을 늘리면 된다. 러닝 횟수를 늘리면 가장 좋을 테고, 그만큼 시간이 할애되지 않는다면, 평소에 활동하는 습관을 길러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걷는다든지, 웬만한 거리는 걷기로 대체해 보던지 방법은 무수히 많다. 하나, 가장 좋은 건 러닝 연습량을 주 1회씩 늘이는 것을 추천한다.



나와 같이 정말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 패턴을 그대로 또는 약간 변주하여 활용해도 무관하다. 그럼 만약 내가 다시 10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대회까지는 2주가 남아있다고 가정하겠다. 다시 러닝 계획을 세운다면 나는 계획을 어떻게 세울까? 다음과 같이 세워보겠다.



내가 앞서 실시한 러닝과 전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내 러닝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 부상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 주기적으로 연습을 하지 못했던 탓에 몸에 과부하가 걸려, 근육통이나 옆구리 통증 등의 잔 부상이 발생했다. 촘촘한 러닝 계획은 지양했으면 한다.



둘째, 대회 전 마지막 러닝 연습에 최선을 다할 필요 없었다. 대회 전 ‘10km는 한번 정복하고 가야지’하는 마음으로 10km 러닝을 강행했다. 무리한 연습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부상을 부른다.



10km 대회 기준으로 7km 혹은 8km까지 뛰어본 경험이 있다면, 10km는 당연히 뛸 수 있다. 대회에서 8km 지점에 다다르면 솔직히 뛴 게 아까워서라도 마무리 짓게 된다. 실제로 그렇다. 속는 셈 치고서라도 내 말을 한번 믿어보길 바란다.



나의 실제 사례 그리고 향후 다시 10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면, 어떻게 연습할 것인지 모든 것을 여러분에게 공개했다. 무리할 필요 없다. 우리의 목적은 10km가 아닌 21.0975km를 정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도록 하자. 무리하지 말다. 지금 부상 당하면 하프 마라톤은 저 멀리 물 건너간다. 여러분의 하프 마라톤 정복 목표가 허무하게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조금 더 참자. 두 달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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