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회사, 영업장에서 그리고 가정 등 각자의 위치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서, 틈나는 대로 러닝 연습을 해왔을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나와 같이 2주 만에 속성으로 러닝 연습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한 달이란 시간,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주 2회 이상 꾸준히 러닝을 해온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다.
그 어떤 사연이 있었든 간에 계획을 세웠고 꾸준히 연습해 온 이들이라면 ‘완주’라는 타이틀은 이미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미리 박수를 보낸다.)
사실 뭐든 마찬가지겠지만, 운동이란 건 연습을 하면 할수록 더더욱 자신감이 붙는다. 만약, 여러분이 7~8km까지 뛰어본 경험이 있다면 이것으로 10km 마라톤은 이미 달성한 바나 다름없다. (계속 여러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특하지 않은가.)
이제 모든 연습을 마치고 대회 전날 밤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다. 대회 전날, 우리는 무엇을 챙겨야 할까. 준비물은 무엇이 있을까. 내 경험을 들어 말해보겠다.
대회 2주 전 즈음, 마라톤 관련 우편물이 아마 본인의 집으로 배달될 것이다. 이 안에는 배 번호, 기록 칩, 기념품(기능성 셔츠 등)이 동봉되어 있다. 이제 가방을 꾸리기 시작한다.
먼저 배번호는 핀으로 셔츠에 미리 고정해 준다. 당일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라지만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 그다음 바지, 양말, 헤어밴드, 러닝 밴드, 스포츠 선글라스, 기록칩 등 다음 날 바로 입고 챙길 러닝 용품은 한쪽에 모아둔다. 출발 전 무언가를 빼놓고 가는 일만큼 찜찜한 일은 없다. 뭐든 미리 준비하자. (참고로 내 MBTI는 ISFJ다)
스마트워치, 스마트폰은 기록 측정을 위해 미리 충전해 둔다. 첫 번째 대회인데, 당연히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러닝 중 에너지 젤 등의 섭취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러닝 밴드에 하나쯤 넣어두면 되겠다.
마라톤은 보통 이른 아침에 펼쳐지기 때문에 기온이 낮다. 이에 대비하자. 내 경우 러닝복 외 운동복을 대회장에 하나 더 입고 갔다. (대회장에 탈의실이 있으니, 갈아입어도 된다) 러닝 전, 체온 보호를 위해 어느 정도 몸을 데워놓는 것도 건강한 마라톤을 치르는 방법임을 명심하자.
대회장에서 알게 된 꿀팁 하나가 있는데, 일회용 우비 등을 미리 준비해, 몸에 충분히 열이 오를 때까지 입고 있다가 러닝 직전 벗고 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혹시나 여러분만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렇게 하라.
이제 모든 것이 준비됐을까. 아니다. 하나가 빠졌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당일 펼쳐질 마라톤을 머릿속으로 꼭 한번 그려보길 바란다. 이제껏 뛰어오며 몸소 체험한 여러분만의 페이스와 느낌이 있을 것이다. 그 오감을 최대한 활용하자.
내 경우 ‘단순하게 5km까지는 속도를 조절하고, 나머지는 5km는 질주하자’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잠들었다. 대회 당일엔 아마 다소 흥분된 상태가 될 것이기에 꼭 한 번은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가자.
미국의 선교사 로버트 해럴드 슐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오늘의 준비가 내일의 성공을 만든다.” 이제 장비와 멘털. 모든 것이 준비됐다. 결전의 날이 코 앞이다. 다음 화에서는 당일 10km 레이스에서 펼쳐졌던 나의 경험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 보도록 하겠다. 기대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