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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아줌마 Sep 30. 2024

느리게 산다는 것.

누구보다 구체적으로 산다는 것일지도.....

 연재 완료를 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았더군요. 아마도, 10회까지는 써보라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어제 술의 유혹에 넘어갈 뻔했습니다. 이유는 연년생 남매의 싸움이 부부싸움으로 번졌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역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혼자 밤바다 옆잠시 주차하고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이유가 뭘까?'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목적지를 잃은 같았습니다. '좋은 엄마, 그리고, 좋은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뿐인 건가?' 왠지 나만 아등바등 살고 있는 같은 허무함이 몰려오더라고요. 한참 동안 파도소리를 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지.'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각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알아줄까요? 

 

 조금 전, 민간자격증 하나를 더 땄습니다. 인터넷 강의지만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런데도 어렵더군요. 저는  명리심리상담사 자격증도 갖고 있습니다. 따는 건 암기만 하면 되니까 어렵지 않았는데 실제로 사주를 풀어내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하도 술을 많이 먹어서 해마가 맛이 갔는지, 해도 까먹고 해도 까먹고 단기기억상실증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직 남의 사주를 봐줄 정도는 아니되기에 가족들 위주로 공부 삼아 보고 있는데 타고난 사주가 저는 공부가 체질에 맞는 사람이더라고요. 그걸 30년 전에 알았어야 했는데, 그래서 이 나이에도 공부를 합니다. 아, 지난 8월에 한국사 심화 시험을 아들과 봤었는데 안타깝게 아들이 2점이 모자라는 바람에 10월에 다시 도전합니다. 저는 그때 2급,  1급에 다시 도전합니다. 코로나였다는 걸 뒷날 병원 가서 알았습니다. 어쩐지 아프더라..... 아, 그 얘기도 했나요? 짬짬이 영어공부도 합니다. 참 가지가지 하지요?

 

 제가 설정한 목표를 향해 더디지만 하나씩 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셀프 상표권 등록에도 도전했습니다. 물론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하나씩 하다 보면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말입니다. 목적지는 다시 시작점입니다. 지금 느리게 이루어가는 것들이 하나로 응집되면, 다시 시작선에서 출발을 해야 합니다. 깜깜하고 두렵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자기부정이 매일 생겨났다가 다시 할 수 있다는 식의 강압적 의지로 찍어 누르는 중입니다. 좀 더 구체화되면 그 과정도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남편과는 어영부영 화해가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저도 맞받아치고 큰 싸움이 되었을 텐데 어제 밤바다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가끔은 침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아무런 말없이 저는 저대로 제 할 일 하면서 있었는데 먼저 와서 사과하더라고요. 이런 것도 느리게 살면서 생긴 변화라면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빨리빨리 사회에서 느리게 사는 건, 무모하고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속도는 느리게 한 걸음씩 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목이 조여오는 느낌도 없고, 성취감은 강합니다. 남들이 조종하는 마차에 오른게 아니라, 제가 조종하는 말을 타고 때론 유유히 때론 스피디하게 말의 목줄을 제가 쥐고 있는 삶. 나쁘지 않습니다. 내려 놓는 연습을 통해 내려놓지 않고 가는 법을 알았습니다. 더디지만 단디 가면 됩니다. 조금 늦을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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