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원능력개발평가
수업이 없는 오후시간을 이용하여 연말 업무처리에 정신이 없던 시간에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를 확인을 하라는 담당자의 메시지가 왔다.
그냥 정말 올해는 몇 점이나 되려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결과를 조회하였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 점수가 학교 평균보다 낮았다.
뭐! 학생부장으로 맨날 돌아다니며 잔소리하고 학생들에게 징계를 주는 내가 좋은 평가를 받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수업시간에는 가급적 지적하지 않고 교과 수업 샘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했는데....
서술형 항목에 응답한 학생은 없었다.
학부모 평가는 그나마 학생평가보다는 점수가 높았지만 학부모들이 담임 외에는 교사들을 접할 일이 없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서술형 항목에 응답한 학무모가 있나 무심코 클릭을 했다가 정말 놀라고 말았다.
거기에는 정말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리고 20년 교직생활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학부모의 진심어린 답변이 기록되어 있었다.
가끔씩 고맙다는 그리고 감사하고 수고하신다는 인사치레의 말들이 기록되어 있는 적이 있었지만 이런 진심을 담은 칭찬이 기록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어떤 학생의 부모님인지 짐작이 되었다. 작년부터 친분이 있었던 A는 올해 학생부장이 되어 다들 슬슬 눈치 보며 피해 다니는 나를 보면 반갑게 인사하고 와서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11월 11일에 빼빼로와 같이 나에게 고맙다는 내용이 적힌 편지를 전해 주었다. 작년부터 A의 반에 수업을 들어가면서 친해졌고 같이 다니는 무리들과도 다같이 친하게 지내오고 있었다. 아마도 나의 추측이 맞다면 나는 학생 및 학부모 한테 모두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것이다. 업무에 지친 나에게 기쁨을 전해주는 말이었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오랜 진통 끝에 2010년 3월 새 학기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평가 주체는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이며, 교장과 교감도 교사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능력이 좋은 교사들을 우대함으로써 공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이러한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교원능력개발 평가지만 현재는 다소 형식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평가결과의 활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평가결과의 활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또한 평가를 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자로서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이유도 발생한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정도 나의 교육활동을 돌아보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나의 학생 학부모 평가는 학교 평균보다도 낮은 편이다. 나름 열심히 수업했다고 생각하는데 학생부장이라는 자리가 평가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학부모의 서술식 평가내용은 그래도 내가 나쁜 교사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화려한 수업기술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교사로서 당영한 덕목이고 그에 못지않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소통하며 같이 하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점점 나이게 들어감에 따라 이제는 예전처럼 아이들에게 인기도 없고 소통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고입전형 모집에서의 참패와 연말 부서 이동, 전보 내신, 결산 업무처리 등으로 정신없이 바쁘고 심란하며 우울한 11월의 연속에서 나에게 정말 큰 기쁨을 준 하루였던 것 같다. 늘상 사건과 사고속에서 묻힌 학교 생활을 하는 나에게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가지게 되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