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발생과 더불어 몸이 이래저래 말을 듣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점점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고, 무뎠던 통증 감각들이 하나하나 살아났다.
몸은 신호를 보내왔다.
'잠시 자중해-!'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고, 대자연도 끝이 났다. 다시 움직일 때가 되었다!!
고작 일주일 운동을 쉰 건데 운동복조차 버겁게 느껴졌다. 아침에 체중계에 올라갔다가 불어버린 2kg에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주섬주섬 장비들을 챙겨 체육관으로 향했다.
'그래. 오늘은 운동 두 타임이다!'
버둥거리는 몸으로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며 여전히 빡센 수업을 부지런히 따라갔다.
웃으며 땀 흘리는 즐거운 운동시간. 50분은 너무도 짧게 느껴진다.
짝꿍과 한 동작씩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끝난 수업.
다시 글러브를 꼈다. 이제는 나와의 시간이다. 지난 관장님의 코칭을 새기며 샌드백 앞에서 리듬을 탔다. 변주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왠지 내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 동작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동영상 촬영을 했다. 3분, 4분 영상을 여러 개 찍어 돌려봤는데 세상에... 각목이 따로 없었다. 그동안 관장님, 코치님들이 힘 빼고 움직이라고 수도 없이 했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생각하는 몸짓은 분명 녹아내리는 버터 마냥 부드러웠는데, 영상 속 인물은 그저 앞으로 팔만 뻗을 뿐이었다. 영상을 보며 잠시 멍 때리고 있는데 관장님이 부르셨다.
"미트 한번 칠까?!"
귀한 시간이다. 이번에는 또 다른 조언을 해주셨다. 킥복싱과 다르게 복싱은 발 사용이 없으니 주먹을 날리는 방향으로 머리를 더 움직여 주는 게 좋다고 하신다.
스탭을 자유롭게 밟으며 상대의 흐름을 읽다가 공격!
1,2라운드를 견딜 체력이 되니 많이 움직일 것과 나는 링 위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때문에 가드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다가 크로스가 될 때 잽 공격!
그 공격이 바디까지 이어지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오케이!
스파링이나 링 위에서 상대를 마주했을 때의 나를 잘 모른다. 내가 어떤 공격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 아마추어인데, 관장님한테 나의 공격 방식을 들으며 받는 코칭은 많은 도움이 된다.
"지도자가 생각하는 노란색을 설명해주면 네가 생각하는 노란색에 보완을 해가며 너만의 '노란색'을 만드는 거야. 그렇게 알아가고 고쳐나가며 너의 개성과 공격 스타일을 갖게 되는 거지."
지도를 받고 머리 방향과 스탭을 신경 쓰며 미트를 치니 주먹도 더 강하게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샌드백 앞에서의 어색함은 어느 정도 사라졌으니 이제는 뻣뻣한 각목이 성질을 바꿔 젤리스틱으로 탈바꿈할 시간이다.
복싱을 통해 링 위에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
너무 멋있지 않을까?! 그 시간이 빨리 오면 좋겠다.
자, 이제 오늘도 나의 개성을 찾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