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서 1등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욕심일까?
아니면 도전이라고 불러야 할까?
우리가 흔히 쓰는 “욕심”, 과연 올바른 표현일까?
국립국어원 온라인 질의응답 코너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이 있다. 사전은 욕심(慾心)을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1등 하고 싶은 마음”을 욕심이라 부르는 게 맞는지 논란이 생긴다. 국어원은 “욕심이 사납다”, “욕심이 눈을 가리다” 같은 표현이 오래 쓰여 온 탓에, 욕심이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굳어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 대화 속에서는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쓰이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소설 큰 물로 가는 큰 고기 속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돈에 욕심 없는 사람 있겠소만 밥 굶지 않고 옷 걱정 없으면 됐지요.”
여기서 “욕심”은 탐욕이 아니라 기본적인 “욕구(desire)”에 가깝다.
실제로 일상에서 “욕심”이 “욕구”처럼 사용되는 사례는 흔하다. 하지만 욕심과 욕구를 구분할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단어 선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학기에는 1등에 욕심을 내보자”라는 말은 다소 어색하다.
반면 “이번 학기에는 1등에 도전해 보자”라고 하면 훨씬 자연스럽고 긍정적이다.
욕심은 구멍 난 주머니처럼 채워도 허전하다.
욕구는 성장의 연료가 되고, 도전과 포부는 미래를 여는 힘이 된다.
“선한 일에 욕심이 많다”라는 표현도 그렇다.
착한 도둑, 친절한 사기꾼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차라리 이렇게 말해 보자.
“그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는 이웃을 돕는 일에 열정적이다.”
이처럼 “욕심”이라는 단어는 좋은 뜻으로 쓰기에는 어딘가 어색하다.
한국어에서는 ‘욕심’을 지나치게 넓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번 경기에서 1등에 욕심이 있다.”
“이 직장에 욕심이 있다.”
“삶에 필요한 욕심을 가집시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맥락에 따라 challenge, aspire, ambition, desire, need 등으로 세분화된다.
Challenge to win first place.
I aspire to a career in medicine.
Be ambitious for your life.
따라서 한국어에서도 맥락에 따라 “도전(challenge)”, “포부(aspire)”, “관심(interest)”, “욕구(desire)”, “필요(need)” 등으로 나누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욕심은 대체로 무겁고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운다.
반면 욕구는 필요와 연결되고, 도전과 포부는 삶을 앞으로 이끈다.
“욕심” 대신 “도전”과 “포부”를 쓸 때, 말도 삶도 한결 가벼워진다.
그때 우리의 언어는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