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은 어디에 있는가?

by 남상석

혼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어떤 이는 머리를, 또 어떤 이는 가슴이나 배를 가리킨다. 마음을 생각(thoughts)과 연결하면 머리에, 정서와 연결하면 가슴에, 용기와 결단과 연결하면 배에 있다고 여길 것이다. 오래전부터 배는 용기와 결단의 자리로 여겨졌고, 그래서 한국어에는 “배짱”이라는 독특한 표현이 자리 잡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배짱”은 단순한 성격적 기질이 아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직관으로 결단하고, 믿음으로 밀어붙이는 내적 힘이다. 그렇다면 이 배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마음의 차원에서 배짱은 용기와 자신감으로 드러나지만, 그 뿌리는 혼에 있다. 혼은 지성, 감정, 의지가 어우러져 형성되는 인간 존재의 중심이다. 배짱은 지성이 상황을 분별하고, 감정이 두려움을 이겨내며, 의지가 결단을 밀어붙일 때 나타난다. 다시 말해, 배짱은 혼이 균형을 이루고 조화를 이룰 때 드러나는 힘이다.

그래서 배짱은 단순한 혈기나 무모함과 다르다. 순간의 흥분에 휘둘리는 것은 혼의 균형이 깨어진 행동이다. 그러나 혼이 중심을 잡을 때, 배짱은 직관이 앞서고 용기가 뒤따르며 하나의 힘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며 “중심이 잡혀 있다”라고 말한다. 결국 배짱은 혼의 조화로운 상태를 보여 주는 한 단면이다.

혼이 중심을 잡을 때 나타나는 힘

이런 배짱은 코미디언에서 방송인, 그리고 사업가로 활동 영역을 넓혀 온 장성민 씨의 도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무대 위에서 관객의 반응을 직관적으로 읽고, 순간의 기지를 발휘하는 배짱을 보여 주었다. 더 나아가 그는 ‘출장 세차 서비스’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해 세차장이 아니라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발상을 현실화했다. 또 세로형 페트병 라벨 특허를 내며,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길을 개척했다.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는 두려움보다 직관을 믿고 밀어붙였다. 그 배짱은 혈기나 무모함이 아니라, 지성·감정·의지가 어우러져 균형을 이룬 혼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의 도전은 혼이 중심을 잡을 때, 사람의 삶이 얼마나 넓고 깊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ChatGPT Image Sep 8, 2025, 01_40_08 PM.png 장동민 씨의 아이디어와 배짱

혼은 머리가 아니라, 나 자신 전체다

혼과 마음은 어느 한 기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생각, 정서, 의지를 아우르는 통일체이다. 머리, 가슴, 배짱은 혼의 일부 기능을 드러내는 상징에 불과하다.

C. S. 루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You don’t have a soul. You are a soul. You have a body.”
(“당신은 혼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당신 자신이 곧 혼이다. 당신은 몸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 말은 혼이 특정 기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곧 나 자신 전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혼은 내 안의 한 부분이 아니라, 나의 전체이며 존재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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