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손님

소중한 친구

by 나도 작가

아침 새벽에 눈을 떴는데, 창밖이 하얗게 눈이 내려 있었다.

오늘 귀한 손님이 온대서, 기다릴 상황이었는데 눈 때문에 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조금 하다가, 인터넷 뉴스도 좀 보다가 그냥 다시 잠을 잤더니 10시가 넘어버렸다.

눈 떠서 다시 창밖을 보니까 그 사이 눈이 많이 녹았다. 마침 걸려온 전화, 귀한 손님이 곧 출발한다고.


내게 소중한 친구가 있다. 내 상황을 고맙게도 잘 알고 있는 친구다.

오늘 브런치를 한다고, 글 쓴다고 하니까.. 활동하고 있는 이름을 물어봤다.

쑥스럽기도 하고 이제 막 시작하는 찰나라서 나중에 이야기할까 했는데, 본의 아니게 다이어리를 보여주다가 이름을 들켜버렸다. 그 친구가 이 글을 읽게 될지 모르겠지만, 친구에게 공유해주어야 할 적절한 때가 되고 있는지로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볍게 해 본다.


내게 귀한 손님이 오는 날은 아침부터 조금 분주해진다. 이 또한 내게 설레는 일이고 말도 많아지고 기분이 덩달아 들뜬다. 예전에 어떤 경험을 하나 떠올려보면, 누군가를 만나기로 해놓고선 막상 그날이 되면 괜히 핑계를 대면서 나가기 싫어지고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진던 때가 있었다. 사람 만나는 게 왠지 모르게 조금은 두려웠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애초에 '아니다'라는 게 느껴지면 만남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 가끔은 내게 너무 버거운 사람이 있다. 그동안 사람을 보는 안목과 통찰이 보다 크게 성장했다.


오늘을 추억한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친구 그리고 아이들과 주사위 게임, 인생 게임 추억의 보드 게임을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타로 이야기도 하고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고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시간적 경제적 자유를 귀한 손님들과 조금씩 나누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지금 누구를 만나고 있느냐는 거창하게 표현하면, 참으로 "중대한" 일이다.


귀한 손님에게 내 이야기만 잔뜩 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또래 귀한 손님에게는 가감 없이 말을 하는 편이어서, 간혹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말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때가 있다. 그런데 오늘의 귀한 손님에게는 나만 느끼는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뭔가 통하는 게 분명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나만의 착각일지라도 그렇게 느끼며 오래 오래 이 친구와 함께 하고 싶은 이기적인 생각마저 난 든다(미안해, 친구야~~).


지난해 이맘때였을까. 이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 전망 좋은 최고의 뷰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덕분에 좋은 공간에서 힐링하고 집으로 가려고 나서는데 나를 부르더니, 조그만 보자기에 뭔가를 싸서 주면서 가서 풀어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손으로 받아 들고 살며시 만져보니, 웬 걸 조그만 돈뭉치라는 게 느껴졌다. 집을 짓는다니까 완공되면 필요한 물건을 사라면서 건넨 선물이었다. 운전하고 아이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난 또다시 한번 더 울컥했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고 너무 고마웠다. 잊히지 않는 날이었다. 돈의 문제를 떠나서 그동안 어려웠던 상황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느낌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말이 깃든 선물이었기에 더없이 고마움이 고스란히 느껴졌었던 것 같다.


그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나는 해야 할까 사실 많이 고민하고 있다. 그 받은 돈을 나는 지금 선물이 아닌 또 하나의 빚이자 신세를 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돌려줄까도 생각해봤고, 혹은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갚아볼 생각이다. 마음에 빚이 생겼지만 이렇게 행복한 빚은 세상에서 처음 받아본 것 같다.


귀한 손님을 보내고 음식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이 오롯이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되었다. 밤 12시가 되기 전에 글을 써야지 하고는 자리에 앉게 되는 걸 보면 습관을 형성하는 데 자리매김이 조금씩 되고 있음을 느낀다. 때로는 '아무 말 대잔치'에서도 얻어지는 통찰이 있다. 말을 내뱉고 나면 정리되는 무언가도 생겨난다.


게임을 하면서, "삶이란 알다가도 알 수 없는 것, 하지만 방향은 있다는 것"

타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무의식의 힘은 참 대단한 에너지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관계에서 "사람을 보는 안목"의 중요성, 학습적인 면에서 "적성과 학습의 방향"의 설정 등

다양한 이야기 나눔 속에서 나 역시 그녀에게 귀한 손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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