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오전부터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 들어가서 연말정산 자료를 다운로드하였다. 집을 짓고 새로운 가전제품, 가구 등 장만하느라 올 한 해 엄청 돈을 써댔는데, 역시 세금을 더 내야 하는구나. 서류들을 챙기고 다시 업무 전념..
업무를 대략 마치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TV도 보고 뉴스도 보고 그러다가 눈꺼풀이 감기기 시작했다. 일어나 보니 저녁 6시가 넘었다. 배고프다는 아이가 있어 깨어난 듯하다. 바로 저녁 차려주고 정리하니 이 시간이다. 저녁 8시 50분. 엄마의 일상은 이렇게 하는 일 없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얼마나 잤는지.. (내 기준으로 1시간 이상이면 낮잠을 많이 잔 거다.) 여태 입맛이 없다. 물만 마시면서 몸을 한번 씻어내고 있다. 아마 늦은 점심을 먹고 잠이 든 것 같아서... 어제 마트에서 사 온 닭강정은 맛이 없었다. 이상하게 비린내가 나는 느낌이어서 오늘 오전까지 한 번 더 먹었다가 땡, 해버렸다. 아깝다고 다 먹어치우지 않았다. 가끔 더 먹었다가 탈이 나겠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두 해 전에 내가 좋아하는 크림빵을 땡볕 여름날에 차에 두었다가 먹었던 적이 있는데 먹는 순간 '어라? 맛이 좀 이상한가? 크림이 곧 변하겠는데?' 느낌이 와도 내가 워낙 좋아해서 그냥 먹었다가 일주일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심한 탈수 증상까지 왔었다. 그 후로 음식 맛에서 느낌이 이상하면 더 먹지 않는다.
내일은 <옥돔구이>와 <돼지고기 스테이크>가 주된 요리가 될 거다. 방학한 아이를 위해서 하루하루 식단을 짜고 있다. 처음 만들어본 <옥돔죽>과 <옥돔구이> 맛을 비교해볼 생각이다. 옥돔 세 마리가 이틀 치 식단을 해결해주고 있다.
오늘 일상적인 집안일 중에 달콤한 휴식, 낮잠은 내 피로를 한방에 날렸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꿀잠을 잤다. 내 학창 시절을 돌아봐도 잠을 줄인다고 공부 실력이 확 늘지는 않았다. 내 경험 그리고 내 바디 컨디션으로는 자고 싶을 때는 어느 정도 잠을 자줘야 일에 효율이 훨씬 올랐다. 내 몸이 알아서 활동한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잠을 덜 자도 일상에서 피곤함이 없고, 몸 어딘가 안 좋을 때는 조그만 일에도 잠이 온다. 오늘 꿀잠을 잔 것 보면 그동안 내 몸이 휴식을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은 <대한> 공기가 찼다.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느낀 날이다. 이렇게 추운 날 따뜻한 곳에서 꿀잠은 최고의 휴식인 것 같다. 낮잠 잤다고 너무 늦게까지 깨어있지는 않을 생각이다. 내일 다시 내 정상적인 일정으로 돌아오고 싶으니까..
24시간이라는 우리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오늘은 돌아본다. 남은 저녁 시간에는 아마 하루의 계획, 시간표를 오래간만에 써볼 생각이다. 어떤 날은 마음 가는 대로 보내고, 또 어떤 날은 계획대로 보내고... 삶이란 게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 것이니까 여유로운 시간과 마주했을 때는 이렇게 감각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의 낮잠은 하루에 두 번 눈을 뜨게 해서 이틀을 보내는 듯한 느낌으로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