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소리

지진 전조 증상

by 나도 작가

얼마 전 부모님 댁에 갔다가 아빠가 나를 막 불렀다.


"밖에 나와봐라. 너무 이상하다. 이상해. 꿩이 너무 울어. 울어도 너무 우네."


정말 그랬다. 처음에는 어디서 들리는 닭소리인가 했는데, 닭소리와는 확실히 달랐다.

"어디서 나는 소리예요?"

앞 밭에서인지 꿩소리가 잠시 요란하기도 너무 요란했다.


지난번 12월 14일쯤이었던가. 제주에 지진이 있었는데 그 때도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꿩이 그렇게도 심하게 울어댔다는 이야기를 얼핏 기사로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럼 이것도?

"아빠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조심하긴 해야겠네요. 지난번 지진 때 꿩이 전에 엄청 울어댔대요."

꿩의 울음소리가 한동안 심하게 울부짖듯 울어대다가 멈추긴 했다. 그제서야 밖에서 소리를 확인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우리도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다른 이상은 없었고 "통가"에서 해저 화산 불출 관련 뉴스가 여기저기서 막 들렸다. 위성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그 먼 곳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도 꿩이 어젯밤 그렇게 울어댄 것이라고?'

지진과의 연관성이 있을 듯하면서도 거리상으로 너무 멀어 어제 꿩소리와 긴밀한 연관성은 그리 와닿지 않았다. 우연이었을까?

'아님 정말 그 먼 곳이더라도 땅에서의 울림을 꿩들은 정말 감지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애매한 느낌이었다.


어젯밤 <나 혼자 산다>에서 박나래가 제주 도보 행군을 한다해서 열심히 TV 보고 있었는데 요란하게 꿩소리가 났다. 새벽 1시 전이었다. 이곳에 이사온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이제 반년 정도, 여태껏 꿩소리를 이렇게 크게 들어본 적이 없다. 얼마나 큰 소리였냐면 이중창으로 문 닫힌 실내까지 뚫고 들릴 정도의 꿩소리였고 어떤 소리였냐면 뭔가에 쫓기듯 이상한 소리였다. 가까이에 꿩이 있었던 느낌이고 암탉이 알을 낳을 때 내는 소리 같은 느낌의.. 조금은 비명 같은 소리였다. 가끔 근처를 도보로 지나가다 보면 꿩이 놀라서 파드득 날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매일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아주 가끔(1년에 많아야 2~3번) 꿩을 마주한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유난히도 꿩 소리가 울부짖듯 심했다. 지난번 부모님 댁에 갔을 때 꿩소리는 '떼창'하는 느낌처럼 무리가 늑대들 소리내듯 단체로 울부짖었고... 부모님도 최근 6~7년 중 처음으로 이런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어제 내가 들은 소리는 한 2~3마리가 울부짖듯 들렸고 그 중 한 마리는 더 심하게 울어대는 것을 확실히 들었다. 귀가 밝은 편도 아닌데 들릴 정도였으니까. 혹시나 지난번 지진 전조 증상의 꿩소리가 맞다면 오늘 내일 사이 또 무슨 일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 늦게 잤기에 느지막하게 토요일 오전을 늦잠 잤는데, 기사에 일본 지진 6.6 기사가 나와 있었다. 요즘 하늘에 지진 전조 증상처럼 구름들이 물결처럼 흩어진 형상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밝은 낮에 하늘을 잘 관찰해야만 아는 것이고, 어제처럼 적막한 밤에 꿩소리가 세차게 들리는 것은 밤에 들리는 지진의 전조 증상이 아닐까.


이제는 하늘의 구름 모양을 잘 관찰하는 것이랑 꿩소리가 들리면 유심히 잘 들어보는 것이 지진 예보의 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와 다른 경우 지진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확신이 든다. 참 신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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