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나의 일기
1997년 7월 11일 금요일
날씨: 해 쨍쨍
일어난 시각: 7시 20분
잠자는 시각: 9시
엄마와 '숨바꼭질'을 했다.
엄마를 찾으려고 우리 집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나는 엄마를 찾지 못했다.
내가 '못 찾겠다. 꾀꼬리'를 했더니 엄마가 목욕탕에서 '짠'하고 나타났다.
어른이 된 나의 소회
4일 연속 일기 주제는 어떻게 놀았는지에 대해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뛰놀기, 얼음땡에 이어서
집안에서 엄마와 숨바꼭질도 했나보다.
역시 아이들에게는 잘 노는 게 중요한 거다. 어른도 그렇지만.
목욕탕에 쭈그려있어도 찾지 못하는 8살짜리 딸과 숨바꼭질 놀이를 해주는 게
어른의 입장에선 일면 시시했을 거다.
숨바꼭질이 한 번에 끝났을까, 여러 번을 반복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이와의 놀이인데.
미디어 기기도 없던 시절, 놀기 위해선 누군가 상대가 필요했던 시절에
외동이었던 나를 위해 함께 숨바꼭질 해주던 엄마.
그 당시 엄마와 같은 나이가 되어보고 나니 아이와 놀아주는 게
얼마나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이었을지 조금 가늠이 간다.
글모 선생님의 코멘트
엄마와 숨바꼭질하는 시간이 정말 재밌었겠다~
민정이는 어디에 숨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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