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5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먕씨의 하루, 그리고 나고야

나고야에서 먹는 삿포로 라멘

by Myang Feb 19. 2025

춥다.

주말까지만 해도 봄이 오나? 했었는데 월요일 아침이 되니 다시 겨울이다.

찬바람까지 더해지면서 체감 온도는 더 낮다.

나고야의 겨울은 바람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온이 높아도 바람이 불면 상당히 춥다. 나고야의 겨울바람은 상당히 힘이 세다.


오늘은 해가 쨍쨍했다. 분명 해가 쨍쨍했었는데 느닷없이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이상한 날씨다. 그러고 보니 요즘 계속 일기에 이상한 날씨라고 적고 있는 것 같네.


낮에는 오스 상점가에 다녀왔다. 나고야에 와서 만난 동갑내기를 만나기 위해서다.

나고야 생활에 대한 정보를 얻을까 해서 찾아갔던 국제센터에서 한국인 서포터분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통해 동갑내기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일본이라는 타국에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아직 서로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일본이라는 공통점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조용했던 나의 일본 생활에 살짝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생활이 즐거워졌다. 이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건가?


해가 지고 나니 바람은 더 강해지고, 기온은 더 내려갔다. 상당히 추운 저녁. 오늘 같은 날은 무조건 따끈한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

그래서 나의 짝꿍, 남편과 함께 라멘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나고야에서 먹는 삿포로 라멘.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サッポロラーメン 熊ちゃんの店 名駅店

삿포로라멘 쿠마짱의 가게 메이에키점 (サッポロラーメン 熊ちゃんの店 名駅店)에 갔다. 지하상가에 있는 50년 된 가게다. 가게 외관도 내부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다. 하다못해 가게 내부의 바닥까지도. 바닥이 상당히 미끄러워서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얼큰한 마늘 라멘과 된장 차슈라멘을 주문했다. 따끈한 국물이 추위에 굳은 몸을 녹여주었다.

보통 일본에서 매콤한 라멘을 먹어도 맵다는 생각을 잘 못하는데 이곳은 맵기 선택도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칼칼한 매운맛이다. 속풀이 라멘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된장라멘도 국물이 구수하고 챠슈는 부드러웠다.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일본 라멘은 먹을 때는 맛있게 신나서 먹지만, 먹고 난 후 시간이 좀 지나면 물을 계속 마시게 된다. 집에 와서 계속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어진다.

따뜻한 국물로 몸을 녹이고 왔는데 찬물로 속을 식히는 이상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 방법이 없다. 계속되는 갈증에 찬물을 마실 수밖에.

오늘은 찬물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먕씨의 하루, 그리고 나고야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