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꽃 중에서 그늘진 곳에서 특히 잘 자라는 꽃이 있다. 소나무 숲 아래에서 군락지를 형성하는 맥문동(麥門冬)은 여름철에 볼 수 있는 꽃이다. 맥문동은 공해나 월동에도 강해서 요즘은 도심의 공원 정원수로 많이 심고 있다.
맥문동은 식물의 생태 모습을 그대로 담아 붙여진 이름이다.
맥(麥) 한자는 귀리, 보리맥이다. 뿌리가 귀리나 보리를 닮았다고 붙여졌다. 맥문동에서 문문門 대신 차조 문虋으로 쓰기도 한다. 잎이 자라는 모습이 차조와 닮았다고 한다. 차조 잎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는데 맥문동잎이 어린 보리가 자라는 모습과 비슷하다. 동(冬)은 겨울 동인데, 뿌리가 겨울을 잘 이긴다고 하여 붙여졌다. 겨울에도 자라서 불사초라고도 한다. 여러해살이 풀인 맥문동은 겨울에도 초록 잎을 볼 수 있으니 맥문동 이름에 겨울동冬을 쓸만하다.
맥문동을 처음 보았을 때는 부추인 줄 알았다. 잎이 부추처럼 가늘고 길게 땅에서 여러 개 모여서 자라는 것이 부추를 닮았다. 짧은 뿌리줄기에서 줄기는 곧게 자란다. 잎의 길이는 30~50cm, 너비는 8~12cm(좀 더 가는 것도 있다) 부추처럼 선형으로 길게 자란다. 잎의 아랫부분은 잎 다발을 형성한다. 맥문동 잎은 진한 녹색으로 부추보다는 넓고 두툼하다.
맥문동꽃은 5~8월에 피는데 10월까지도 볼 수 있다. 꽃대(길이 50~70cm)는 잎보다 더 길게 곧게 자란다. 꽃은 꽃대 아래에서 1/3 지점부터 끝부분까지 작은 꽃들이 여러 개(족히 100개는 되어 보인다) 다닥다닥 붙어서 핀다. 꽃대 마디에서 서너 개 꽃이 모여서 보라색 꽃다발을 이룬다(총상화서).
꽃은 얼핏 보면 가는 막대에 보라색 꽃이 피었으려니 생각된다. 꽃은 하나하나 자세히 보아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육안으로는 얼핏 스치듯 보고 말 뿐일 텐데, 가까이 들여다보고 사진으로 찍어 보면 꽃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나의 꽃이 이렇게 피다니 다소 놀라울 정도다.
평소라면 전체적인 모습을 그냥 쓱 스치듯 지나고 보면 말뿐이다. 살아가면서 새끼손톱만큼 작은 꽃에 관심을 가질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글을 쓰기 위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모양이 어떤 모양인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사진도 찍었다.
“이리도 예쁜 꽃이 모여서 피는 꽃이었다니...”
그저 동글동글한 보라 구슬 알갱이가 붙어서 피는 꽃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니 완전 다른 꽃이었다. 여섯 장의 보라색 꽃잎에 노란 수술과 암술이 있다. 새로운 꽃이 탄생한 것 같다. 완전히 다른 꽃처럼 여겨진다.
대여섯 개의 구슬알갱이가 한 마디에 붙어있었는데 활짝 핀 꽃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멀리서 보았을 때 구슬알갱이 꽃인 줄 알았나 보다. 그동안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모르고 지내던 꽃 생김새에 감탄했다. 가까이 다가가 향기도 맡아보려 했으나 작은 꽃에 부지런히 날아다니는 벌이 방해를 한다.
전체로 보고 하나하나 뜯어보니 그 모습 사뭇 다르다
꽃이 지고 나면 검은 열매가 꽃대를 타고 달린다. 씨는 지름 0.5cm 정도로 까맣고 장과(벽안에 많은 씨가 들어 있는 열매)로 둥글다. 열매는 9~11월에 맺으니 조금 기다려야 한다.
맥문동은 4월에 덩이뿌리를 나누어서 모종으로 심는다. 계절에 상관없이 심어도 잘 자란다고 한다. 맥문동 뿌리는 직접 보지 못했는데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을 보니 수염처럼 잔뿌리가 많고 중간중간 땅콩 모양의 뿌리가 팽대하여 달려있다. 뿌리는 약간 냄새가 나고 점착성이 있으며 쓰고 달며 성질은 차다고 한다.
맥문동 뿌리는 한약재 마른기침, 가래, 해소, 각혈에 쓰이고 갈증, 변비,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에도 사용된다고 한다. 약리효과는 항산화 효과, 혈류량 촉진과 심장 수축력 증가, 진정, 면역력향상, 혈당강하, 항균작용 등이 보고되었다고 하니 약제로 손색이 없는 듯하다.
맥문동은 술로 담궈 먹거나 죽으로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고 한다. 차로도 마시는데 열량이 없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맥문동과 수삼을 함께 달여 먹으면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기관지염 치유에 좋다고 한다고 하니 겨울 차로 마셔보면 어떨지.
장항 송림 산림욕장에는 전국 최대 규모 맥문동 군락지에서는 ‘제1회 맥문동 꽃축제’가 한창이라고 한다. 1만 2천 그루 70년 된 해송의 솔내음 솔솔 맡으면서 보랏빛 맥문동 꽃구경도 좋을 듯하다. 포항 송도 솔밭과 경주 황성공원에도 맥문동꽃 축제가 한창이라니 가까이 있는 분들은 방문해 보시길.
맥문동 군락지가 아니라도 등산을 한다면 어느 산자락에서라도 만날 수 있다. 도심에 계신 분들은 아쉬운 대로 근처 공원 소나무 숲아래 그늘진 곳에서 보라색 맥문동꽃을 찾아보자.
아파트 화단 맥문동
9월 중순 맥문동, 푸른 열매가 열렸다.
<맥문동 Broadleaf Liriope , 麥門冬> 자료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학명 Liriope platyphylla
외떡잎식물-백합목-백합과-백합목-백문동, 여러해살이풀
분포지역 : 한국·일본·중국·타이완
서식장소/자생지 : 그늘진 곳
개화시기 :5~6월
결실시기 : 9~11월
크기 : 30∼50 cm
꽃말 : 겸손, 인내, 흑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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