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살짝 기운다》

이 책 어때 8

by 하민영

《마음이 살짝 기운다》

나태주 시/ 로아 그림/ RHK

2019년 출간


<천자 서평>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는 <풀꽃> 짧은 시 한 편이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풀꽃 시인이라고 불리는 나태주 시인은 오랜 기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시인의 시는 동심을 닮았고 풀꽃을 닮았다. 풀과 바람과 구름을 노래하면서도 때로는 위로가 되고 가르침이 되기도 한다. 시집의 삽화는 시를 읽는 내내 마음을 더 여유롭게 만든다.


첫 장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를 사랑하는 일에 대해 썼다. ‘그런 너’는 맨 처음에 나오는 시다. 첫 시가 너무나 강렬하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너를 사랑한다. 너한테도 없는 너를 사랑한다”는 시인의 마음은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진다.

'꽃잎 아래’ 시는 꽃이 지며 흩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지 않았으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사랑했고,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할 것이라는 연서를 보낸다.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근심과 슬픔으로 나이 들고 살이 마른다. 사랑했고 좋아했지만 헤어지고 난 후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시들은 사랑의 밀어 같으면서 인생사를 말하고 있다.


2장에는 시인이 젊은 엄마와 초보 엄마, 딸에게 보내는 사랑이 가득하다.

‘육아 퇴근’에서 아이 둘 재우고 10시 넘어 11시 넘어 육아 퇴근한다는 딸에게 꿈속에서라도 혼자가 되어 동산에서 맨발 벗고 뛰어놀고 하늘 날아 구름도 되며 잘 쉬라고 말한다. 끝도 없는 육아에 지친 딸을 위로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를 읽는 내내 아버지로부터 위로받는 것 같다.


3장은 여행, 산 제비, 호랑나비, 구절초, 맑은 날, 흐린 날, 낮잠, 아침잠, 식탁 앞에서 등등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성을 담았다. 바람 한 점 나누어먹고 햇살 한입 받아서 먹다가 지은 시 같다. 시인의 시는 우연히 만나는 풀꽃이고 바람이고 나무이고 우리들의 일상이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세상살이의 이치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세상을 살 때 이편에서 살다 보면 건너다보는 세상이 부럽고 또 이편이 되어 살다 보면 저편이 또 그리운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편과 저편’ 두 가지 세상 모두가 아름다운 것이고 좋은 것이란 것을 우리가 잠시 잊고 살뿐이라고 했다.


4장은 바람 부는 날이면 전화를 걸고 싶다는 시인은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고 가벼운 전화음성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건 어떤 마음일까? 그리운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일까? 4장은 나의 식견이나 내 나이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도 몇 편 있었다. 이런 시들은 그냥 패스한다. 어느 날 다시 나에게로 올 날이 있을 것이니.


‘자화상’에서 시인은 어려서부터 먼 곳이 그리웠고, 멀리 있는 사람이 보고 싶었단다. 그리운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이 가늘고도 긴 강물이 되어 일생이 되었단다. 시인은 때로 나무가 되고 꽃이 되고 구름이 되고 싶었단다. 그래서 시인의 별칭이 ‘풀꽃 시인’이 되었나 보다.


시인은 ‘나의 시에게’에서 “한때 나를 살리기도 했던 누군가의 시들처럼 나의 시도 다른 사람에게로 가서 그들을 살려주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시인의 바람과 같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 가서 용기와 희망을 주고, 위로와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3월이 가기 전에 들로 나가 양지바른 곳에 핀 풀꽃을 보며 시인의 시 한 편 떠올려봐야겠다.





*시를 어려워하시는 분께

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시집 한 권을 다 읽으려고 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을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음성 녹음이나 동영상 촬영을 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녹음을 하다 보면 반복해서 시를 읽게 된다. 그렇게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마음으로 시를 읽게 되어 감동이 깊어진다.



#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

#간호사의우아한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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