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듯 너를 본다》은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을 모아서 2015년 발간한 시집이다.
나는 최근 몇 주를 나태주 시인의 시집과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이 세 번째 만나는 시집이다. 책에는 ‘풀꽃’이나 ‘선물’처럼 나에게도 익숙한 시 몇 편이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시를 모았다고는 하나 나에게는 대부분의 시가 처음이었다. 시인의 시는 2000여 편에 이른다고 하니, 내게 처음인 시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 시집에는 내 가슴에 와닿는 시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시들도 있었다. 어떤 시는 읽어내야겠다고 마음먹고 읽은 시도 있었고, 한번 읽었을 뿐인데 가슴에 꽂힌 시도 있었다. 여러 번 읽어도 어떤 의미인지 모를 시도 있었고, 대번에 가슴을 파고드는 시도 있었다. 모든 시집의 시들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니 당연했다.
지인 중에는 책을 많이 읽지만 시집은 읽지 않는 사람도 있고, 시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꽤 많다. 시를 읽고 싶지 않거나 시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아마도 시가 익숙지 않아서 일 것이다. 아니면 학창 시절 공부로만 배워서 그럴 수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나태주 시인의 시가 제격이다. 시인의 시는 우리가 길에서 자주 만나는 풀꽃이나 나무 같기도 하고, 돌멩이처럼 발에 툭 걸리는 듯 익숙하고 편안함을 주는 시가 많기 때문이다. 시인의 시는 참 쉽다. 기교가 많지 않고 난해한 언어의 조합이 아니어서 마음에 쉽게 스며든다.
시를 떠올리면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방학숙제가 기억난다. 집에서 나뒹구는 원고지에 오빠가 써놓은 시가 있었다. 어린 내가 보아도 시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원고지에 적힌 시의 운율만 살리고 다른 내용은 모두 바꿔서 숙제를 제출했는데, 그걸 선생님이 귀신같이 알아보셨다. 내가 베끼지 않았다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중학교에 올라가 보니 그 시가 교과서에 떡하니 실려 있었다.
다음은 중학교 교실 벽면에 걸려 있던 윤동주 시인의 시다.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고자 했던 윤동주 시인의 ‘서시’는 나에게도 인생 목표를 갖게 했고, 시인과 시를 사랑하게 만들었다.
나처럼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난 시가 자신을 사로잡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창 시절 국어나 문학시간에 배웠던 시 한 구절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꼭 시집이 아니라도 지하철 승강장 앞, 교실 복도, 공원, 전단지나 광고판, 심지어 화장실에서 만나게 되는 시들도 꽤 많다.
살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시어로 만나게 되면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땐 시가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가슴에 콱 꽂히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1, 2, 3 또한 그런 시다.
내가 시를 써 본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학 때 한 잡지사 요청으로 시를 쓴 적이 있는데 그 후로 한 번도 시를 쓴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시가 무엇인지 시인은 어떤 마음으로 시를 쓰는지 알지 못한다.
나태주 시인은 ‘시’에 대해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와! 2000여 편의 시를 쓴 시인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나도 언젠가는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떨어져 있는 시를 줍고 싶다. 언젠가는 세상을 아름답게 할 *‘시’ 한편을 주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