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울해! 삶의 의미도 없고, 나는 뭐하고 살았나?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달러구트 꿈백화점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우울의 그림자가 깊어져 당신 몸에 덕지덕지 붙어서 무기력에 빠지기 전에 동굴 밖으로 나오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달러구트 꿈백화점 2권도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전권보다 더 재밌다.
꿈을 파는 백화점에는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단골고객이었던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 꿈 백화점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는다. 주인공 페니는 불평불만인 손님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단골이었던 사람들이 다시 백화점을 찾도록 하는 업무를 맡았다.
꿈백화점의 1번 손님은 범고래가 되어 바닷속을 유영하는 꿈을 꾼다. 꿈속에 오래 있다 보니 자신이 범고래인 것처럼 여겨져 현실 세계가 오히려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이 마치 범고래인 것 같은 착각에 계속 꿈속에서만 살고 싶어 한다.
792번 손님은 6년 전 급속도로 진행된 질병으로 시력을 잃는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당연한 능력인 시력을 잃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그런데, 음료의 위치를 기억하고 편의점을 찾은 남자가 음료수를 한 모금을 들이켰을 때, 평소에 자주 마셨던 음료가 아니라는 걸 알자마자 그간 잘 버텨주었던 의지가 처참하게 꺾이고 말았다. 다음에는 점원에게 마시던 음료가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하면 될 일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동안 동네 사람들의 ‘젊은 사람이 딱해서 어떡하냐’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재생되면서 부지불식간에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330번 단골손님은 10년 전에 갱년기를 다른 사람보다 수월하게 넘겼고, 직장생활도 정년까지 무사히 마쳤다. 세 명의 자녀를 남편과 함께 키워냈고, 막내까지 장가를 보냈다. 막내의 결혼식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이제 정말 다 끝냈다고 긴장을 풀던 순간, 예기치 못한 무기력이 여자를 집어삼켰다.
620번 단골손님은 자타공인 열심히 사는 청년이었다. 하루를 알뜰하게 살았고, 후배들은 그를 닮고 싶어 했다. 그는 부지런히 움직이면 잡생각에 빠지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빨리 성공해서 아빠에게는 오래된 차를 새 차로 바꿔주고 싶었고, 엄마에게는 한도가 넉넉한 카드를 선물하고 싶었다. 그러나 노력만으로는 50:1의 경쟁률을 뚫을 수 없었고,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남자는 빠르게 의욕을 잃어갔다. 어느새 무기력은 그의 힘으로만은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책 속에 나오는 손님들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순간에서 우울이나 무기력에 빠진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경제적 부를 누리는 사람도, 건강을 자부하던 사람도,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찾아오는 우울감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우울감이 자신을 땅끝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과거를 추억하면서도 현실에 굳건하게 발을 딛고 살며, 미래의 건실한 꿈을 꾸며 살 수 있을까? 달러구트와 꿈 제작자들이 파는 꿈을 사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330번 단골손님인 60대 여성에게 마음이 갔다.
지금 나는 눈에 띄게 흰머리가 늘어가고 있다. 눈가의 주름과 얼굴엔 팔자주름이 생기며, 피부는 메마르고 생기를 잃었다. 신체적 노화와 함께 기억력과 집중력, 순발력도 떨어진다. 면역력도 예전 같지 않아서 걸핏하면 아프기 일쑤다. ‘아~ 옛날이여!’를 외치며 젊고 찬란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마음만 아프다. 나의 우울감은 한참 되었는데 성인이 된 아이들은 엄마와 점점 멀어져 가고 있고, 남편조차 나의 이런 쓸쓸함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울감과 외로움에 빠진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꿈을 달러구트 꿈백화점에서 찾는다면, 내 인생을 한 시간으로 압축한 드라마를 보여주는 꿈과 가족의 시점에서 나를 바라보는 꿈이 좋을 것 같다. 내 인생을 압축한 드라마를 본다면 나는 꽤 괜찮은 삶을 살았고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면 그들이 여전히 나를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울과 외로움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미래의 꿈을 꿀 것 같다. 어쩌면 꿈속에서 달러구트가 이런 말을 건넬지도 모르겠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내 자신이 오롯이 존재하기에 시간의 신은 나 자신이다.’라고 생각하면 내가 나인 게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니?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때도 있고, 앞만 보며 달려 나갈 때도 있지. 다들 그런 때가 있는 법이니까. 당장 꿈을 꾸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꿈이 필요할 때가 생기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