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part3. 치매 환자 본인의 말과 글
수면 시간을 파악하는 것은 건강관리에서도 중요하다. 그래서 매일 컴퓨터에 기상 시각과 취침 시각, 수면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일어난 시각을 알면 내가 얼마나 잤는지,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면 오늘은 쉽게 피로해지겠다는 식으로 그날의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 모임에서 만난 어느 치매 당사자가 아침에 일어난 시각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로 시계를 찍어 놓으라고 알려주었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 치매에 걸리고 나서 컨디션이 좋은 날과 나쁜 날의 차이가 매우 커진 것을 느낀다. 그래서 수면 시간을 잘 관리해서 건강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85p
한 가지에만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일은 메모이다. ... 그렇게 붙여놓은 것이 많아지면서 메모는 자신의 역할을 잃어버렸다. 그러다 어느 모임에서 '달력에는 딱 세 가지만 기록한다'는 노하우를 배웠다. 세 가지 정도는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이 되면 글자가 글자로 보이지 않고 그저 무언가 쓰여 있는 배경으로 보일 뿐이다. 치매에 걸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결국 모든 일이 그렇다. 한 가지씩 집중해서 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도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 보통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빨간 신호등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 선다. 그러나 치매에 걸리면 당연한 일조차 어려워져서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빨간 불일 때에도 길을 건너고 만다. ... 외출이 불편해지면 밖에 나가는 것을 자꾸 피하게 된다. 하지만 외출을 포기해버리면 나의 세상은 점점 좁아진다. 일상의 즐거움과 삶의 의욕이 줄어든다. 그래서 나는 힘들더라도 외출을 포기하지 않는다. ... 혼자서도 잘 지내기 위한 방법
<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85p,101~102p,110~111p
The participants talked about activities they wanted to carry forward, and these occupations were important to experience mastery, meaning and content to the day. Continuing with activities also means keeping in contact with existing networks. The importance of usual activities and social engagement was also pointed out in a review of qualitative research on the experience of life with dementia. The ability to remain active and engaged was considered essential for maintaining continuity and well-being.
<I need to be who I am>
People with dementia express a need to continue to be themselves when the dementia condition progresses and they describe important elements like staying connected, being active and participate and to live in the moment.
<I need to be who I am>
It was important for participants to engage in activities that were meaningful and pleasant. For instance, particular hobbies in and around their own house, such as walking, reading the newspaper or doing the laundry, or activities organised by others.
<The perspectives of people with dementia on their future, end of life and on being cared for by others>
나는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라는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할 수 없었지만, 치매에 걸리고 나서야 새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 치매 증상은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이고, 치매에 걸린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정말이지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 ... 점점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진다 해도 '나는 여전히 나'입니다. 내가 병에 걸렸다고 다른 사람을 더 신경 쓸 필요도 없고, 타인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되는 겁니다. 힘들 때는 혼자 애쓰지 말고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면 됩니다. ... 치매에 걸린 당사자가 마음을 담아 하는 이야기만이 주변의 오해와 편견을 줄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치매에 걸렸다고 절대 인생을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135~137p, 174p
치매 당사자는 자신을 돌보다가 가족이 지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단기보호서비스 같은 지역 내 자원을 잘 활용해 반드시 가족 본인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를 바랍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방법에 대해 이런저런 정보가 많지만 치매는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서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참고할 정보일 뿐이죠. 그대로 되지 않는다고 자책하거나 괴로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178p
Thinking about other people who care for them,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for participants was that they could speak up and that they were heard. Some of the participants mentioned that it bothered them to think that other people, mainly professional caregivers, were not taking them seriously. Moreover, it was important for participants to maintain their dignity, particularly when other people took over certain (intimate) care tasks. Thinking about the future, if the dementia got worse, some participants feared losing their dignity. Being treated carefully and with respect may help to accept others' assistance while maintaining a feeling of self‐worth.
<The perspectives of people with dementia on their future, end of life and on being cared for by others>
Some of them found it difficult to accept assistance from others. Moreover, some disliked the feeling of being a burden to others or that they had to depend on others to fulfil their needs. They tried to do as much as they could by themselves, as long as they were still capable. It annoyed some of the participants when people took over tasks that they could easily do by themselves.
<The perspectives of people with dementia on their future, end of life and on being cared for by others>
치매 당사자에게 의사의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큽니다. ... 나 역시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알츠하이머형 치매라고 진단받았을 때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엄청난 충격이었지요. 그러니 부디 환자에게 병명을 알릴 때는 단계적으로 설명해 주는 배려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질병의 예후는 개인마다 다르다는 사실도 꼭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 의사 앞에 환자 본인이 있는데도 보호자에게만 이야기하는 의사도 있습니다. 보호자가 아닌 환자 본인에게 먼저 설명해 주기 바랍니다. 진찰이나 치료 내용을 서류나 메일로 받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한 말이나 지시 사항을 잊어버리더라도 언제든 확인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입니다.
<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179~18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