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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에 대하여 1

by 코코맘

요가 수련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생각보다 종교적인 색채가 있고 강사님마다 그 색을 녹여내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자세 동작 (아사나) 위주의 수련을 지향하고, 그래서 수업에서 요가의 사상이나 종교색채를 많이 말씀 주시는 강사님을 선호하지 않는다. 움직임의 방향성, 에너지에 대한 설명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명상 측면을 강조한다든지, 요가의 마음가짐에 대해 계속 설명해 내가 조용히 있을 기회를 박탈하든지 하면 그 말에 반발심이 생긴다. 내가 이해하기로 요가는 이완이 핵심일지 언데,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말을 들으면 내 급한 성정은 평정심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반면 종교적인 색채를 이유로 잘 시행하지 않아 아쉬운 것도 있는데, 바로 ‘옴 챈팅’이다. 예전에 친구가 준 1회 수업 체험권으로 다른 요가원에서 처음 요가를 접했을 때 나는 이 옴 챈팅이 참 좋았다. 왜 하는 건지 정확히 무슨 발음과 소리를 내는 건지 알지 못했지만, 사람 수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공명하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좋았다.


종교적인 느낌과는 별개로 내가 또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은 다소 강압적이거나 자가당착에 빠지게 하는 멘트를 하는 강사님의 수업이다. 요가 수련은 단순한 운동이 아닌 수행으로 보기 때문에 ‘강사님’보다는 ‘구루’로서의 역할을 추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 말 듣는 걸 싫어하는 데다가 어쭙잖은 지식이지만 내 몸(내 관절, 내 근육, 내 건)과 내 움직임에 대하여는 내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내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동작’을 도전해 보도록 하는 것이 싫다. 나는 상당히 유연하기 때문에 관절이 불안정하고 그래서 무리하면 주변 인대나 건, 관절을 다치기가 쉽다. 이런 특성을 매번 강사님들께 고지할 수도 없는데 말이다. 자가당착에 빠지게 하는 멘트란 한 수업에서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이 동작을 못해라고 규정짓지 마세요. 한계를 정하면 안 돼요. “라는 말씀과 ”개인의 상황에 맞게 다치지 않게 잘 살펴서 해야 한다. “는 말을 동시에 하는 경우이다.

요가가 만병통치약인 듯이 설명하는 큐잉도 싫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써놓고 보니 불평불만 가득하네.

사실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강사님의 수업을 듣는 것도, 내가 싫어하는 자극을 접하더라도 매번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 생각하고 있다.

(이게 다 여유가 있어서 가능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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