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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o Oct 28. 2024

-12화- 엠티

그렇게 우리는 시험기간이 끝난 후 대학교의 꽃 엠티를 가게 되었다. 10번째 엠티 이전 엠티에서의 기억들은 정말이지 하나같이 별로였다. 1에서 9번째까지 술 마시고 고백하여 흑역사를 만드는 다 김민찬때문이였다.

그렇게 민찬이는 엠티가 끝나고 학교에서 우리 외 친구가 없어져버린 아웃사이더가 됐기 때문에 두 번째 루프에선 극구 말렸으나 소용이 없다는 걸 빼닮은 나는 이제는 전혀 1도 안 설레는 나의 10번째 엠티를 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우리는 버스에 시시덕 거리며 내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마저 잊은 채 경주로 가고 있었다. 다들 아침부터 들뜬 마음으로 달리는 관광버스에선 노래도 부르고 게임을 하며 신난 분위기다. 하지만 나는 지겹디 지겨운 탓에 그냥 분위기를 맞추다. 잠을 청하려 하던 중 옆에 있던 신소현이 10번째 루프에서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뭔가 낯설 느낌이었다.


이전의 신소현은 내게 입학식 당일 일부러 내 옆자리에 앉아 자연스럽게 가 아닌 너무 티 나게 관심을 보였으니 그것도 9번이나. 나는 이제야 말을 하는 신소현과의 대화에서 괜히 어색함이 들었다.


“그래도 신소현 부끄러워하면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똑같네” “넌 집이 서울이야?” 나는 그렇다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며 늘 그랬던 것처럼 친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경주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미친 듯이 레크리에이션과 술게임을 즐겼다. “20살은 즐겨마셔 죽어라고 외치던 선배 이선배 역시 한 번도 엠티에서 저 말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 다행히 이번에도 저 말을 하는 거 하나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술을 한참 마시던 중 오현지가 자리를 비우는 것을 보며. 나도 따라 나갔다. 그렇게 나간 자리에선 오현지는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나는 오현지에게 말했다. ”야 넌 키도 쪼금한 게 담배도 태우냐 좀 의외네” 그 말을 듣고는 오현지는 오버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 뭐래 키만 멀대같이 큰 게 넌 담배 안 피우냐?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한대만 빌려줘봐.” 그렇게 오현지는 자신이 2011년에 갇힌 후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태우게 되었다며 내게 말했다.


나는 칙칙한 분위기가 무거워 오현지에게 다른 이야깃거리를 꺼내었다. “야 넌 여기 마음에 드는 사람 없냐?

오현지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게 물었다 “왜 이어주려고?” “뭐 그냥 아 근데 사귀어봤자 의미 없겠다. 어차피 근대 갔다가 걔가 전역할 때 즈음 어차피 넌 돌아가있을 테니 오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 잘 아네 하며 웃었다. 이내 오현지는 궁금한 것을 물었다. 넌 근데 그럼 군대도 9번이나 간 거야??” 나는 이야기했다. ”처음엔 갔는데 두 번째부턴 안 갔어. 어차피 군대는 졸업하고도 갈 수 있니. 진짜 끔찍해서 안 간다. 군대를 어떻게 9번이나 가냐” 나는 웃었다. 오현지는 장난치며 내게 말했다. ”


만약에 이번에 돌아가게 되면 또 군대 가야겠네 “어떡해 나는 오현지의 장난에 힘이 빠지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휴 인생 군대 2번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그렇게 우리는 시시콜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다시 엠티방으로 들어가던 중 오현지는 내게 궁금한 것이 있다며 물었다. “근데 넌 연애는 안 해봤어?” 나는 기억을 회상하며 오현지에게 이야기했다. “


너 신소민 알지? 걔랑 사귀었었어 처음에 근데 생각 이상으로 안 맞아서 헤어졌는데 군대 갔다 오니 내가 뭐 억지로 사귀었다니 뭐니 이런저런 구설수에 올랐어서 두 번 째부터 그냥 연애를 안 했어.


그리고 슬프잖아. 만약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 만났는데. 다시 루프로 돌아와서 그 사람이 날 기억 못 하면. 그러다 못 사귀면 너무 마음 아프잖아. 그래서 어느 순간 연애 이런 건 생각조차도 안 들더라”


이 리턴 루프에 빠진 후 미래를 꿈 것도 연애를 하는 것도 모두 다 꿈이고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현지에게 물었다 “넌 미래에 남자친구 있었냐?” 오현지는

이야기했다. “뭐 내 미모만 보면 남자 한 트럭은 따라올 거 같겠지만 아쉽게 없었다 “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뭐래 ” 오현지는 내게 말했다. 그래도 연애해 그래도 기억은 안 잃어버리니 추억이라도 가지면 좋잖아 “ “돌아가면 아니다” 나는 오현지에게 말에 순간의 술기운에 돌아가면 만나자고 하려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입을 다 물었다.


그렇게 우리는 엠티에서 정신없이 놀다 다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나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오현지의 연락을 받았다. 오현지의 문자에는 ” 오늘 시간 되면 나와라 학교 앞에서 기다린다. 이왕 나올 거면 시간 다 비우고 와 “ 라며 무엇을 할 건지 알 수 없는 문자를 받고는 학교 앞으로 갔다. 그렇게 도착한 학교 앞에서 오현지는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우리 놀이공원 가자 나 고등학교 때 공부한다고 한 번도 안 가봤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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