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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노푸스 Jun 11. 2024

제주 그대로가 아름다워.

놀멍 쉬멍 걸으멍 올레길을 걷다(6코스)

  신체 다친 곳 아픈 곳을 치료해 주는 건

외과적 수술, 치료, 약복용이며 '시간'이다.

그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족. 사랑. 좋은 책. 좋은 벗. 좋은 멘토.

좋은 자연. 그리고 역시 '시간'이다.

마음은 신체와 달리 동기, 애정, 근원, 욕망의

바탕이기에 한번 다친 마음을 치료하기란

쉽지 않다. 후유증도 다시 나타나기에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의 다친 마음을

놀랍게 회복시켜 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걷기"다.


  다양한 형태의 걷기를 통해 사람들은

회복과 치료 그리고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는

완성을 자기만의 방식되로 이루어낸다.

지혜로움과 선한 의지력을 가진 사람들은

걷기를 통해 마음 치유를 이루고 있다.


그러한 걷기 프로그램이 단연코 가장 잘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제주 "올레길"이다.

이 올레길 프로젝트는 이제 전 국민 전 세계가 다 아는 프로그램이니 내가 굳이 부연 설명을

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는 듯하다.

27코스 437k 완주를 목표로 제주에 몇 년

살고 있는 나도 정식으로  올레 어플을 깔고

그 시작을 오늘부터 하고 있다.

걷는 나를 포함한 이 글을 보는 많은

지친 영혼들에게 수백만 명이 다녀간 힐링 그

자체인 올레길의 세계로 초대를 하는 바이다.



1.6코스(쇠소깍-올레 센터 11k)

제주 어업의 명물 자리돔 잡이를 볼 수 있다.


  올레길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6~9코스를

꼽는 분들이 많고 나엮시 같은 생각이다.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코스들이 좋다고

여기는 이유는 번뇌를 잊게 하고 치유와

힐링을 주는 요소 '자연 그 자체'와

제주 그대로의 것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

여기고 싶다.

세상이라는 양육 강식의 틀에서 나를 이해해 주면서 나를 품어주는 더 넓고 깊은 바다

그리고 그 길은 아직 바뀌거나 변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힐링의 가장 큰 에너지원이라 

나는 여기고 싶다.


   이제는 단골이 된 김밥집에 멸치 고추 김밥을

주문하고 버스 타기 전에 아이스 팩에

김밥 한 줄을 넣고 검색된 버스에 몸을 싣는다.

제주도 살면서 대중교통을 잘 이용 안 하고

알고 있는 길을 복잡하게 돌아가는 걸 싫어하는

나에게 버스는 새로운 도전이다.

아무 뜬 차로 30분도 안 되는 거리를 버스로

1시간 15분에 걸쳐 6코스 시작점에 도착했다.

6코스는 11k 거리 구간으로 정방향 시작점은

쇠소깍이다. 구간 걷기 난이도는 초급이며

크게 난이도가 있는 지점은 없다.

사진을 찍지 않고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

대략 3~4시간 사이에 마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진을 찍고 중간중간 명소가 있는

 곳들을 들른다면 당연 시간은 늘어난다.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버스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그래도 09:20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올레6코스 이정표 주요 명소
서귀포 쇠소깍

  서귀포 효돈천의 하류가 바로 이 쇠소깍이다.

깊은 수심과 울창한 소나무 숲림이 잘 보존된

제주 그대로의 것이 잘 보존 됐다는 점이 굳이

보트를 타지 않아도 힐링이 되는 구간이다.

쇠소깍을 벗어나면 보목 포구로 이어지는

해안 효돈로가 나오는데 도로 폭이 도로 규정

차선도 안될 정도로 작고 차도 교행이 안된다.

이 구간은 차선 확장 공사가 조만간 시작될 듯

하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구간이라

부지런히 바다뷰를 보며 걷기를 권하고 싶다.

(실제 올레길 여기저기 공사 구간으로 다소 오랜

기간 공사를 하며 뷰 구간이 오래 기간 폐쇄되고 있다. 아름다운 뷰를 볼 수 있을 때 보는 것도

행운이고 감사인 듯하다)

걷다가 발견한 명언

  시원스러운 바다뷰를 보면서 저절로 경쾌해지는

발거음을 하면 어느새 거리상 거의 중간 지점인

보목 하수 처리장이 가까워지고 이곳의 명소인

소천지로 자동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날 평일 월요일 6코스를 정방향으로 걸은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인 듯했다

역방향에서 오는 몇몇 분들과 크린 올레를

하는 분들도 다 역방향에서 오고 있었다.

소천지에 담긴 한라산을 찍으며 바다의

시원함을 마음껏 맛볼 수 있었다.

소천지

 소천지를 지나면 바로 보목 하수처리장이다

이곳은 6코스 기준으로 거리상 거의 중간이며

여기서 화장실 이용과 조용한 소나무 숲 벤치

에서 식사와 조금 긴 휴식을 했다.

KAL 호텔 코스전 본 자리돔 잡이
문섬을 배경으로 유명한 낚시 검은여 포인트

 조금 긴 휴식을 마치며 나오며 마주한 자리돔

잡이 배를 가까이서 보았다. 6코스 바닷가는

실제로 제주도에서 자리돔을 가장 많이 잡는

어장이다. 자리돔은 제주인들이 사랑하는

물고기며 영혼의 취미인 바다낚시를 제주

에서 할 때 제주 어르신들이 자리돔만을 잡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리돔 잡이 하는 곳에서 바로 보이는 그 유명한

낚시 포인트 검은여가 보였다.

저 포인트에서도 서쪽 포인트로 옮기기 전

얼마나 낚시를 많이 했던가.

걸으며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검은여 낚시를 하고 세수를 자주 한 곳
칼호텔에서 허니문 하우스를 가는길
서귀포 칼 호텔

  잘 가꾸어진 칼 호텔 정원과 수리남 촬영으로

더 유명해진 허니문 하우스를 지날 때면 여러

생각이 들지만 사유지를 개방해 준 여러 법인들

개인들에게 고마운 생각도 적지 않다.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양면성이

존재하고 그 양면성은 늘 부정과 긍정이

혼재되어 있다. 올레를 부정으로 보는 많은

이들이 최근에 크린 올레로 인해 그 생각을

바꾸게 되는 것을 보면 올레의 진화는

늘 긍정으로 잘 가고 있는 듯하다.

영화 수리남 촬영지 허니문 하우스
소정방 폭포
왈종 미술관

소라성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으면 이제는

도심 구간이다. 왈종 미술관, 서복 전시관을

지나 그 유명한 화가 이중섭 미술관, 그리고

그가 아주 잠시 머문 초가집을 지나

그의 거리를 지난다.

그리고 서귀포 매일 올레 시장도 보이고

바로 보이는 올레 센터를 기점으로

6코스는 끝나게 된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이제는 이중섭 미술관에

와서 그의 진품 작품을 봐도 된다.

이건희 회장 기증으로 미술관도 드디어 그의

진품 작품 12점을 받게 되었고 현재는

도립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를 하고 있다.

 예전 옆집에서 1년 살이로 제주에서 살고

육지로 떠나신 선배님은 트라우마 치료 목적으로

올레길을 선택해서 오셨다.

정방향, 역방향으로 두 번 완주를 하고 떠나겠다며

비가 오지 않는 이상 주말을 빼고 매일 집을

나섰고 한라산과 수많은 오름, 올레길을 두 번

완주하고 그때까지 어느 정도 완성된 한라산

둘레길까지 다 걸으셨다.

선배님을 잠못자게 한 그 트라우마를 깊은

바다에 던지고 녹음 짙은 올레길 산림에 다 흩어지게 하고 떠나셨다.

너무나도 청명하고 밝게 변하신 그 목소리가

길을 걸으며 어떤 치유의 힘을 맛보았는지

나는 옆에서 증인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제 한 코스 11k를 걸었다.

시작은 반이며 발걸음의 떠남은

뒤를 돌아보게 하지 않는다.

작은 여정이지만 각자에게는 위대한

여정이다. 떠남을 주저하지 않으며

뒤 돌아보지 않는 용기를 가졌다면

놀멍. 쉬멍. 걸으멍 진정한 치유를 주는

올레길로 모두를 초대한다. 

중간지점인 보목 하수처리장 아래 활쏘기 백록정의 글이 인상적이라 찍어 봤다.
올레6코스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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