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반,
창문 틈으로 스며든
차가운 공기가 이마를 스친다
너는 아직 잠들어 있고
나는 너의 숨소리만 세고 있다
하나, 둘, 셋…
숫자가 늘어갈수록
내 심장은 점점 작아진다
이 시간엔 거짓이 없다
세상은 모두 잠들어
나만 깨어 너를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어서
네 어깨 위로 떨어지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내게는 온 우주의 별이 된다
새벽이 깊을수록
사랑은 더 맑아진다
마치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첫눈처럼
조용히, 아주 조용히
네 손 위에 내 입술을 올린다
차가운 손가락 끝이
따뜻하게 떨린다
새벽이여,
조금만 더 어두워 다오
이 사랑이 아침에게
빼앗기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