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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서재 (40)

흔들림의시작

by seungbum lee

"흔들림의 시작"

“소연 님, 혹시… 예전에 문예창작과 다니셨죠?”
책방에 자주 오던 남성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연은 순간 멈칫했다.
그 이름, 그 시절.
오랫동안 꺼내지 않았던 기억이 스르르 떠올랐다.

“네… 맞아요.”
소연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저도 그 과였어요.
그땐 서로 몰랐지만,
지금은… 글로 연결된 것 같네요.”



그 말에, 소연은 묘한 감정을 느꼈다.
익숙한 공간에 낯선 과거가 스며드는 기분.
그는 책방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고,
소연과의 대화도 조금씩 깊어졌다.

그날 저녁, 준혁은 조용히 물었다.
“그 손님… 예전 친구야?”
소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냥… 같은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야.
근데 그 시절이… 나한텐 조금 복잡해서.”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연아,
지금 네가 있는 이 공간은
그 시절보다 훨씬 단단하고 따뜻해.
그리고… 나는 그 공간을 함께 지키고 싶어.”



소연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그래.
지금 이 공간이,
내가 가장 나답게 숨 쉴 수 있는 곳이니까.”

밖은 여름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었고,
책방 안엔 낮은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다시 붙잡았고,
그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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