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조카에게잔소리하는 법
나에게는 친가 외가를 통틀어 4명의 삼촌(작은 아버지, 큰 외삼촌, 둘째 외삼촌, 막내 외삼촌)과 사람 만나기 좋아하시고 정이 많으신 아버지 주변의 많은 동네 삼촌들이 있었다.
고학력자의 잔소리
개인 사업을 하며 전교 1등을 하는 두 딸을 키운 작은아버지, 세무공무원으로 청렴하게 살아가시던 큰 외삼촌, 삼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군인이 되어 대대장까지 역임한 둘째 외삼촌, 그리고 언제나 사고만 치던 막내 외삼촌.
사고만 치는 조용한 막내 외삼촌을 제외한 모든 삼촌들은, 그 시대에 남들보다 공부를 많이 시키려는 할아버지들의 고집 때문에 같은 또래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한 고학력자였었다.
고학력자의 삼촌들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닌 단지 더 많은 교육을 이수한 고학력자로 사람이 살아가며 지나간 과거의 나를 되돌아볼 때는 언제나 추억이 보정되고 자신의 이야기는 언제나 좋은 쪽으로 과장되기에, 마치 공부를 잘하였기에 잘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의 고학력자였었다.
고 학력자의 조언 "공부 잘해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하면 잘 살 수 있는 시대를 살아온 삼촌들의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조언은,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은 없고, 잘하면 성공한다는 끝만 보여주는, 중간이 빠진 동기 부여도 방향도 꿈도 제시할 수 없는 의미 없는 잔소리일 뿐이었다.
삼촌들의 잔소리에 "영어는 꼭 해야 한다.", "영어를 잘하려면 OOO를 하면 된다." 식의 잔소리와, 영어를 잘하며 영어만 가지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나의 영어실력은 조금 좋아지지 않았을까?
용섭이 삼촌
아버지에게는 의형제가 있다. 그중 막내 형제인 용섭이 삼촌은, 맥주를 좋아해 코털이 언제나 노란 갈색이고 농사를 짓고, 건물을 지으며, 사냥을 다니고, 물고기를 잘 잡는 공부 빼고 다 잘하는 참 멋진 삼촌이었다.
휘파람을 부는 방법, 버들피리를 만드는 방법, 부엉이 소리를 내는 방법 등 어린 나에게 그 나이에 해볼 수 있는 많은 신기한 것들을 알려주고, 캠핑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투망질과 낚시를 알려주는, 나에게는 못하는 것 없는 참 멋있는 분이었다.
공부를 하는 것이 인생에 중요한 것이 아니었는지, 공부하라는 이야기 말고 궁금해하는 것은 다 알려주는 삼촌. 돌아가시지만 않았다면 나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그렇게 배우는 것들이 다 잔 재주라 하더라도 삶을 살아가는 중에는 조금 더 재미있는 무엇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삼촌.
삼촌이 잔소리를 했다면, 공부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가 아닌, 차선을 변경할 때는 깜빡이를 켜고, 여자를 꼬실 때는 OOO를 하고, 쏘맥을 만들 때는 얼마의 비율로 만들어야 맛이 있다는 등등의 자신이 살아오며 배우고 재미있었던 무엇인가를 나에게 잔소리로 알려주는 꼴통 삼촌이지 않았을까?
나도 고 학력자
삼촌들이 잔소리하던 공부를 잘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하는지 몰라 잘하지 못했지만, 대학교를 졸업한 삼촌들과 같은 고 학력자가 되었다.
대학교에서 배운 것은 하나도 써먹지 못하고, 연봉 6000에 가까운 회사를 때려치우고, 월 200만 원 버는 것이 버거운 암벽등반장을 운영하는 꼴통이 블로그와 마케팅에 관한 공부를 하고, 마케팅으로 돈을 벌어먹으며 살고 있다.
만약 나의 삼촌들 중 꼴통 삼촌이 있었다면, 그렇게 자기 살고 싶은 삶을 살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는 삼촌이 있었다면, 그 삼촌의 조언이 있었다면, 아마도 나는 20년은 더 일찍 암벽등반장을 운영하는 센터장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자기 계발
내가 다시 20살이 되어 더 재미있는 삶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해보고 싶은 비 상식적이지만 도움이 되는 이야기와 내가 살면서 잘했다 싶은 꼴통 같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