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젊은 소년의 종업원
사업의 규모가 크건 작건 종업원을 채용하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생각이 많아진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뽑고 싶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고 했다. 그렇다고 “볽을 복” 식으로 “운”에 맡기기에는 너무 막연하다. 나름 지혜를 모으고 묘책을 찾기 위해 노력들을 한다.
한국 같아서는 출신학교와 학번에 관한 정보만 있으면 친구나 주변 인물을 통하여 어떤 사람인가를 파악하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 미국에서는 달랑 이력서 한 장에 30 분 정도의 job interview로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얼굴에서 풍기는 인상이나 몇 마디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그 무언가를 찾아보려고 한다.
오늘은 직원을 충원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날이다. 시간대별로 인터뷰 약속시간을 정해놓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이 나타나면 그분이 타고 온 차량을 먼저 스캔한다. 어떤 이는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누군가가 데려다준다.
저건 또 뭐야?
출퇴근할 자동차도 없이 일을 해보겠다고 왔단 말이야?
아니면 오늘따라 차가 고장이 난 거야?
대화를 해보기도 전에 “당신은 아닌 것 같아” 하고 선입견이 앞을 가린다.
또 어떤 이는 어울리지 않은 고급차를 운전하고 나타나면 먹고살아야 하는 절박함보다는 “심심풀이 땅콩” 식으로 일감을 찾고 있는 건달형이 아닌가 하고 의심해본다. 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상사로부터 pressure를 받으면 언제든지 하던 일을 집어던지고 그만두는 그런 유형 이라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인터뷰했던 “아주 어려 보이지만 날카로운 이미지의 jaycob 이라는 친구 얘기다. 나이는 15-16 세 정도로 보인다. 나이를 물을 수 없어
@. 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성인입니까?
~. 그럼요, 19 살입니다
@.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셨군요. 그래 이 분야에서 일을 했던 경험이 없겠군요?
~. 아니요, 2 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 저는 home schooling을 해서 낯에 일하고 밤에는 공부를 해서 고등학교 과정을 일찍이 마쳤습니다.
home schooling 만으로도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는데 “낯에 일하고 밤에는 공부를 했다?” 남들과는 조금은 다르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 젊은이와 함께 일을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내일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겠소?
그럼요,
우리 두 사람의 결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고 많은 대화도 필요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첫날 내게 다가오더니
보아하니 직원이 두 명인데 내 역할이 뭐요?
당신은 마리오 (다른 직원)를 보조하는 일 입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대로 그이의 질문과 말투는 스마트하면서도 간결했다. 어느 날은 왜소한 체구에 무거운 타이어를 낑낑대며 들어 올리고 있기에 측은한 마음에서 “내가 도와줘도 괜찮겠냐” 고 물었더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터이니 상관 말고 당신은 당신 일이나 잘하세요
누가 누구를 걱정하고 도와줘야 하는 처지인지 모르겠다.
일을 하다 말고 한참이나 무언가를 골똘히 처다 보더니만 나를 부르면서 “문제가 있으니 가서 손님을 불러오세요.” 손님과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기이 있었던 문제인데 손님께 이를 알려주고 우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일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이었다. jaycob 은 철없고 순진한 19 세의 나약한 소년이 아니었다. 직업 정신이 투철하고 책임감이 있는 professional 이었다.
새삼 그 나이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기억을 더듬어보니
•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어 온 가족이 행여나 공부하는데 방해가 될까 봐 발걸음 소리도 죽여가며 걸어 다녔고
• 지칠세라 칼로리 위주로 식단을 꾸려주고
•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서너 통씩 사다 놓고 먹이면서
• 찬바람에 감기라도 걸릴까 봐 따뜻한 옷가지를 사서 입혀
어린 왕자와도 같이 부모님의 보호를 받으면서 살았는데 jaycob 은 벌써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어엿한 직장인 이었다.
이틀 동안 joycob 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가 보이지 않아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차에 문제가 있어 정비소에 맡겼다 한다. 왕복 13 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스케이트 보드로 출퇴근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토록 먼 거리를 스케이트 보드로 출퇴근할 수 있냐고 했더니
시간을 절약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란다
생각이 다르니 남들에 비해 뭔가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나 친구들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련만 jaycob 은 따로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니 어쩌면 생각이 그리도 긍정적인지.
엄격한 규율과 학과 시간에 얽매이기 싫어서였는지는 몰라도 jaycob 은 학교 대신 home schooling을 택하였고 공부에 흥미가 없었는지 아니면 대학 진학을 할만한 가정형편이 안 됐는지는 모르나 나이 17세에 하고자 하는 목표가 이미 정해져 벌써 이 분야에서 2 년째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이 똑똑한 것인지 아니면 이 사회가 그렇게 가르쳤는지 19 살 소년 jaycob 으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 마리오 가 오토바이 사고로 어깨뼈에 심한 부상을 당해 삼 개월 동안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jaycob 이 혼자서는 모든 일을 감당키 어려워 우리는 마리오가 돌아올 때까지 임시로 일할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로 했다.
jaycob 이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사촌동생이 job을 찾고 있는데 만나볼 생각이 있냐고 묻기에
당신이 추천한 사람이라면
당신을 보면
사촌동생도 똑똑하고 성실할 거라는 생각에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다음 날 나타난 jaycob의 사촌동생;
나이는 16세
그 역시 home schooling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주위로부터 법적으로 취업이 가능한 연령과 home schooling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으나 그 당사자들이 나와 함께 일하는 종업원이 될 줄이야….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인터뷰 말미에 일을 시작하려면 일주일 시간이 필요하단다. 그 이유가 학교에서 work permit (일을 할 수 있는 승낙)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 청소년들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 - 14 세.
• work permit을 발행해주는 기관- (주 정부) 교육부 양식으로 학교에서 발급
• 페인트, 염색, 먼지가 심하게 나는 일 또는 위험한 일을 시킬 수는 없음
• 영업을 목적으로 손님 차량을 운전할 수 없음
일주일 후에 work permit을 들고 당당하게 다시 찾아온 jaycob의 사촌동생. 그는 16 세에 돈을 벌면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는 어린 청소년이자 세상사는 요령을 몸소 체험하기 시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