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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Aug 22. 2024

에필로그

글을 매주 내놓기까진 고민이 많았습니다. 글이라고는 나 혼자 보는 일기 아니면 대학생 때 울며 겨자 먹기로 억지로 쓴 글들 말고는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데 ‘과연 될까? 이렇게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많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게 잘하는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저에겐 아주 사소한 계기가 있기는 했습니다. 누구나 가슴속 품고 있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살면서 책 한 권은 써보고 싶다는 로망 저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다독을 하는 편도 아니고 긴 글은 쓴다는 것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지는 일이라 생각한 저는 ‘내가 감히’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주로 개인사를 올리는 SNS에 쓴 짤막한 몇 줄의 글들에 여행기를 쓰면 좋을 것 같다 라든가 글이 잘 읽힌다 하는 댓글이 몇 개가 달렸었는데 넓은 마음으로 선한 손길을 뻗어주신 이분들 덕에 칭찬은 부끄러웠지만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단순했던 걸까요? 그냥 무작정 써보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냥 해보는 거지. 그림이든 글이든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꾸준하게 하다 보면 늘겠지. 반응 없으면 훗날 내 젊은 날의 에피소드 같은 느낌으로 아카이빙 해두자!’라는 마음으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 마음은 글의 초고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빠르게 희미해져가긴 했습니다. 머리를 쥐어뜯고 써도 난 왜 이 정도 밖에 못쓰나, 왜 글들이 매끄럽지 못하나, 어휘력은 또 왜 이렇게 부족한지, 한국 사람인데 한국말이 이렇게 어려웠나, 재능도 없는 것 같은데 괜히 뛰어들었나 싶을 정도로 저 자신을 고통의 구렁텅이에 수도 없이 빠트렸는데 결국은 연재를 마무리하게 되는 날이 오네요. 휴~


아무리 주관적인 에세이라 하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가 들어가다 보니 혹시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어쩌나 책임감도 느껴졌고 과연 내가 하는 말이 맞는지 계속 확인하게 되어 처음엔 스트레스도 좀 있었습니다. 괜히 인도에 대한 더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주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고요.


나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한 회씩 연재를 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연재를 이어갈수록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들을 읽어주시고 먼저 라이킷이나 구독을 눌러주시거나 재미있다는 따뜻한 댓글들을 달아주시면 (천사들이신가요?)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면서 큰 힘이 되는 걸 느꼈습니다. 한 번은 다음 메인 페이지에도 올라갔었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 힘으로 저는 계속 글을 쓰고 고치고 다듬어 올렸는데 이 과정도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노트북 화면을 노려보며 다리를 떨고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며 계속 뭔가를 집어먹는 불안 증세는 줄어들고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집중할 있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신기했는지 “오~ 왜 그래, 낯설게!”라며 진짜 낯설어 했지만 은근 응원하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저의 계획은 인도의 생활, 음식들에 대한 글들을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꾸준히 올려볼 예정이고, 그동안 다녀왔던 그리고 앞으로 갈 인도의 여행지 에세이도 천천히 더 써보려 합니다. 이런 계획을 짜면서 설레어하는 제 자신을 보는 게 놀라운 변화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연재 하나를 마무리한 제 자신을 위해 고생했다 토닥여주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꼬냑 한 잔하려 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진 않아도 제가 알면 되지 않겠어요? (정신승리?ㅋ)


저의 글들을 읽어 주셨던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


그럼 모두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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