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고 닮고 싶은 복서가 한 명 있다. 우연한 계기로 보게 된 영상 속 그의 교과서 같은 복싱 자세와 깔끔하고 빠르며 예리한 움직임에 나는 한순간에 매료되었다.너무 궁금해서 인터넷에 이름을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세계 챔피언이었다. 복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그의 이름은 이노우에 나오야.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인이다. 얼마나 복싱을 잘하는지 반일감정이 있는 한국인들도 그를 인정하고 좋아한다.혹시나 나오야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 지금 당장 유튜브에 이노우에 나오야를 검색해보기를 바란다. 복싱을 모르는 사람도 스파링이든 시합이든 미트훈련이든 뭐든 그가 복싱하는 장면을 잠깐만 보면 그가 얼마나 복싱을 잘하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거의 뭐 복싱하는 기계를 보는 것 같다. 압도적으로 탄탄한 기본기 바탕에, 체급에 맞지 않는 사기적인 펀치력, 빠르고 현란한 스탭 등. 이 모든 것이 골고루 최고 스탯을 찍고 있으니 동 체급에서 그를 쓰러트릴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수준이다. 현재 그의 프로 데뷔 전적은 22전 22승으로 한 번도 비기거나 패배한 적이 없다. 특히 놀라운 점은 그의 22승에서 무려 19번이 KO승이라는 점이다. 경량급의 복서인데 이 정도이니, 앞서 언급했듯이 나오야의 펀치력이 얼마나 사기적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오하시 짐 소속인 그는 처음에 계약 시 내건 조건이 '강한 상대와 싸운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부러 강자를 피해 싸워가며 패배 없이전적을 이쁘게 쌓아가려는 사람도 있는데 반해, 일부러 강한 상대와 싸운다는 다짐을 했다는 자체가 나오야를 정말 높이 사고 싶다. 심지어 그럼에도 지금까지 패배가 없으니 정말 대단한 선수다. 예전에 그가 했던 인터뷰를 인터넷에서 읽은 것이 생각난다. 나오야 : "저는 복싱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내 가족이 나를 믿어주고 또 가족들의 생계가 나의 복싱에 달려있기에, 나에겐 복싱 하나밖에 없기에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스탭과 압도적 기본기
기본기가 워낙 뛰어난 선수라 시합에서 현란한 기술이나 움직임이 없이 거의 기본기 바탕의 정석적인 기술로 상대방을 쓰러트린다. 원투나 원크로스, 앞 손 훅 등이 되겠다.그는 좋은 스탭을 사용해서 빠르게 상대방에게 치고 들어가 그 속도와 무게를 그대로 주먹에 실어 엄청난 파괴력과 정교함을 보인다. 풋워크가 얼마나 좋은지 기본적인 기술임에도 상대 선수들이 피하기는커녕 그대로 맞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특히 원투를 치고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교과서적이라 감탄스럽다. 이렇게 자신 있게 치고 들어간다는 것은 상대방의 공격은 최대한 안 맞으면서 나는 때릴 수 있는 즉, 거리싸움에서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나오야는 거리싸움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스탭이 굉장하기에 기본적인 기술들이 쭉쭉 먹혀들어간다고 생각한다.때리고 나면 안 맞는 거리로 빠지거나, 상대방이 치고 들어오면 요리조리 잘 빠지면서 앞손 훅 카운터를 꽂아버린다. 스탭으로 압도적인 기본기를 완성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나오야 하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기술이 한 가지 있으니, 바로 리버블로우(Liver Blow)다. 이른바 바디블로우, 간장치기라는 뜻으로 인간의 몸 우측에 위치한 간을 때리는 기술이다. 이곳은 인간 신체 구조상 단련을 할 수 없는 부위라 맞으면 그대로 쓰러져 나뒹굴게 될 정도로 취약한 부분인데, 무섭게도 나오야가 정말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간을 때리는 것이다.무거운 파괴력을 가진 주먹으로 취약한 부위인 간을 때려버리다 보니 맞은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보는 내가 다 고통이 느껴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