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과 증명

부담과 리스크

by 연패맨


실전의 필요

"실천이 없으면 증명이 없고, 증명이 없으면 신용이 없으며, 신용이 없으면 존경이 없다." 극진가라데의 창시자이자, 바람의 파이터로 이름을 날린 최영의의 명언으로, 최대한 실전에 가까운 무술을 창시하고자 했던 그의 철학이 잘 녹아드는 말이다.

종합격투기, 유도, 복싱, 유술, 태권도, 복싱 등등 많은 격기 운동들이 스포츠물로 존재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격기 운동들의 기반에는 자기 보호라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타인과 싸웠을 때, 타인을 쓰러트리고 나를 보호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부분이다. 일부러 싸움을 하고 다니려고 운동을 배우는 건 바르지 못한 생각이다. 그러나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준비하듯이, 자기 보호와 싸움을 억제하기 위해서 싸움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은 바른 생각이다. 사실 그런 면에서 따지면 헬스야말로 가장 좋은 운동이다. 근육을 키워 덩치가 커지면 웬만하면 사람들이 얕잡아보거나 싸움을 걸 엄두조차 내지 않기 때문이다. 헬스에서 실전은 잘 키워낸 근육과 피지컬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격기에서 실전은 무엇일까? 아마 겨루기나 스파링이 아닐까 싶다. 물론 형의 중요성, 품새나 자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결국 남을 때리고 차고 넘어뜨리고 굴복시켜 이기기 위한 것이 격기의 목적이다.

사진 출처 : 브런치 정호훈


부담과 리스크


현재 나는 보조코치인 만큼, 나보다 부족한 이들에게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고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나보다 오래 다녔거나 복싱을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기가 힘들다. 물론 나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복싱의 기본과 자세를 가르치고 미트를 받아주는 것이지만, 사람들을 가르치는 코치라는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나 어떤 무게가 있다. 특히 요즘 따라 이런 무게를 많이 느끼는데, 복싱을 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들의 복싱을 보면 볼수록 내가 아직 얼마나 부족한지 새삼 느끼기 때문이다. 자세에 있어서 꽤나 자신감이 있었던 나였지만, 남이 찍어준 나의 스파링이나 샌드백, 셰도 복싱 영상을 보면 자세의 흐트러짐이 아주 정확하게 보인다. 더군다나 복싱은 가장 실전에 가까운 무술. 복싱의 실력을 판가름하는 데 있어 스파링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나는 스파링을 썩 즐기지고 않았고 많이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라, 스파링 분야에서는 사실상 복린이에 가깝다. 한데 코치라는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나에 대한 기대와 실력을 높이 사는 부분이 있으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내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때면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된다.

평소에 썩 즐기지도 않았고, 허리디스크로 인해 할 생각도 잘 안 했지만 최근 꾸준히 복싱을 연마하며 더 높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사람으로서 이제는 스파링을 경험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 때리고 맞는 것을 떠나 내 실력에 대한 부담감과 허리디스크로 입게 될 부상에 대한 리스크가 나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 성장에 있어 리스크를 견뎌내야 함은 필수적 부분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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