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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Dec 09. 2021

복싱을 "해(봐)야"하는 이유

내 안의 비겁함

왜 복싱인가


 국내 복싱 유투버 중에 가장 영향력 있는 유투버는 단연 '복싱뻔치' 채널이라고 생각한다. 채널의 영상을 보면 뻔치님이 복싱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분의 영상 중에 "복싱을 꼭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한 영상이 있다. 요약해보자면, 복싱을 배우면 내 안에 있는 비겁함을 없앨 수 있다는 말인데, 이게 무슨 말이냐. 복싱은 수많은 격투기 중에서 가장 짧은 기간 안에 서로 치고받고 하는 스파링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운동이다. 발로 차거나, 엎어치거나, 관절기를 쓰거나, 숨통을 조이는 타 격투기에 비해서 오직 주먹만을 사용해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싱은 단시간 안에 가장 실전에 가까운 싸움을 경험할 수 있다. 싸움꾼이나 격투기 선수가 아니고서야, 살면서 상대방과 정면으로 주먹다짐을 하는 경험이 몇 번이나 있겠는가. 주먹으로 맞고 때리는 경험은 인간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당신의 성장기를 위해서


  세상 어디를 가든 어느 역사를 보든, 강자들은 약자들을 병탄해왔다.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눌러왔다. 이 힘의 논리를 가장 쉽고 빠르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학교다. 학창 시절 힘의 우위에 있던 자가 아닌 이상은, 누구나 방관자 또는 피해자였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방관자였을 것이다. 부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나서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람. 상황을 통제할 힘도 없을뿐더러, 그럴 용기도 없고, 괜히 휘말리고 싶지도 않다. 방관자에 속한 사람이었지만 어느 정도 피해자에도 속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강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보다 2,3배는 되는 덩치와 팔뚝, 때거지로 몰려다니는 강자들 앞에 서면, 작고 힘없던 나는 항상 위축됐다. 20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도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끔 험한 인상에 한 덩치하는 사람이나 때거지로 몰려다니는 무리를 보면 긴장이 되고 신경이 곤두선다. 학창 시절을 잘 보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격이 한참 형성되는 학창 시절에 누군가에게 괴롭힘 당하고 무시당하는 경험이 쌓여 위축하게 되면 인격이 튼튼하게 형성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성인이 돼서도 남들처럼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려면 더한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학창 시절에 신체적으로 남들보다 크고 힘의 우위에 있던 사람들은 위축되는 경험보다는 당당했던 경험들이 많으며  행동에 제약을 받는 일이 적다(반대로 약자들은 강자들에게 행동을 제약받는 일이 많다). 나쁜 쪽으로는 누군가를 눌러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인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학창 시절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만약 본인이 약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인격이 형성되는 성장기를 튼튼하게 보내기 위해 뭐라도 치고받는 운동을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신체의 성장은 멈췄으나 정신의 성장은 죽는 순간까지 끝이 없는 것이 인간이다. 끊임없이 태클을 걸어대고 악한 자들로 넘치는 세상 속에서 신체와 정신의 성장기를 건강하게 보내를 바란다.

영화 [록키 발보아] 명대사


내 안의 비겁함


 내가 복싱을 배우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이 쫄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특정 상황에 여전히 신경이 곤두서거나 긴장하지만 쫄지않게 된다. 내가 주먹을 쓸 줄 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물론 복싱을 오래 하신 분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하고, 룰 안에서 스파링 하는 것과 실전에서 싸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하지만 분명히 복싱을 배우기 전 배우고 난 후의 나는 틀리다. 예를 들면, 친구와 장난을 치더라도 주먹을 크게 들어치지 않고 반사적으로 잽이 나간. 거울을 보고 하루에 수백 번 주먹을 내지르는 연습을 하는 사람과 일반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마음속에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있다.

길을 가다 특정 불의의  상황을 보고 쫄아서 나서지 못하는 것과 나설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는 것에는 마음의 태도에서부터 차이가 난는 것이다. 이것이 복싱을 제대로 배우면 내 안의 비겁함을 없앨 수 있는 이유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나서냐 마느냐는 그 사람의 자유이며, 상황에 나서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은 물론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몇 달 전, 불의의 상황을 보고 그냥 지나 집으로 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은 찝찝함때문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실력에 대한 자신은 물론, 리스크를 감당할 자신도 부족했던 것이다. 나는 내 안의 비겁함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수치심과 동시에 복싱을 더 열심히 수련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잠들었다.


유투브 복싱뻔치 채널의 뻔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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