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글로 쓴 적이 있지만, 가볍게 취미로 즐기는 정도의 타격계 스포츠를 찾는다면 복싱은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헤드기어와 14.16온스 정도의 글러브, 체급에 맞는 상대와의 스파링은 큰 부상을 남기지 않으며, 여타 타격계 스포츠에 비해 입문하기도 쉽고 실전성 있는 스파링을 경험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다만 생활체육시합을 나가보겠다거나, 본인 체급보다 높은 상대와 스파링을 해볼 생각이라면 부상을 수반할 각오를 해야 한다. 어느 스포츠나 그렇겠지만 죽기 살기로 치고박는 시합에서는 KO(Knock Out)가 나올 만큼 신체에 강한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시합이 한 가지 더 위험한 이유는 심판이 경기를 중지시키거나 세컨이 흰 수건을 던지거나 선수가 자발적으로 경기 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선수는 지쳐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이 와도 링 위에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상대와 주먹을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달 전 생활체육시합을 나갔을 때 지쳐 쓰러지기 직전인 선수를 억지로 세워가며 싸움을 붙이는 모습을 보고 나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안쓰러운 감정을 느꼈다. 나 역시 생체시합에서 어떻게든 두 다리로 서서 2분 3라운드를 버텨내고 링에서 내려왔을 때, 코와 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얼굴 여기저기에는 작은 멍이 들어 있었다. 그날 하루 종일 머리가 울려 띵했고 다음날은 목 근육이 심하게 아팠다(이게 다 턱을 제대로 안 땡기고 가드를 제대로 안 한 채로 맞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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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되는 데미지
자 그렇다면 헤드기어도 안 끼고, 온스도 10, 12온스를 사용하며 죽을 듯이 치고박는 복서들은 얼마나 위험할까? 온스가 없는 오픈 핑거 글러브를 끼고 치고박는 mma에 비하면 10,12온스는 양반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뭐 사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mma는 거의 맨손에 가까운 글러브기 때문에 맞는 사람이 정타를 한 두방 맞으면 복싱보다 훨씬 쉽게 기절하거나 뼈가 부서지는 등 큰 부상을 입는다(오픈 핑거 글러브가 송곳이라면, 복싱 글러브는 면적이 넓은 나무망치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신체 일부가 깨부서지는 수준의 충격은 오픈 핑거 글러브가 크지만, 충격량으로만 따지면 복싱 글러브가 면적이 넓어 더 많은 충격을 받는다). 다만 다른 면에서 복싱이 mma보다 위험한 이유는 글러브에 온스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맞은 선수가 생각보다 한 방에 나가떨어지지 않고 데미지가 신체에 축적됨에 있다.신체 중에서도 특히 가장 중요한 뇌에 데미지가 축적되는 것이다. 프로복서의 경우 3분 12라운드까지 시합을 뛰게 되기 때문에 서서히 데미지가 뇌에 쌓이게 되고, 서서 기절할 때까지 맞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뇌에 심한 손상이 가는 것이다. 해서 많은 복서들이 뇌세포손상증인 펀치 드렁크를 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