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결혼이 두려운 당신에게

결혼 장려 에세이를 쓰는 이유

by 체리

벌써 결혼식으로부터 2개월이 지났다. 결혼을 다짐한 시점으로부터는 1년 반쯤 지난 시점이다. 혼인신고도 미룰대로 미루는 시대에, 함께 사는 일상 말고는 ‘결혼’이라는 거대하고도 막연한 개념이 종종 안 믿기는 날도 있어서 여전히 하루에도 몇번씩 상대에게 묻는다.

우리 결혼한 거 맞나?


결혼 전후로 달라진 명징한 사건은 전입신고된 주소지가 바꼈다는 것과, 오랜만에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이 되었고, 그와 동시에 동거인이 추가 됐다는 점 뿐이다. 아, 매일 아침 왼손 약지에 끼는 랩다이아가 잔뜩 박힌 반지 정도가 구체적인 증거랄까. 참고로 이제 다이아가 귀한 보석인 건 옛말이 됐다. 이젠 랩에서 더 순수하고 투명한 다이아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어, 언감생심 나는 다이아가 촘촘히 박힌 결혼반지를 낄 수 있게 됐다.


매일 불꺼진 집으로 늦게야 퇴근하는 것에 익숙하던 내가, 이젠 아직 해도 지지 않은 시간부터 엉덩이를 들썩댄다. 집에 가서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손을 붙잡고 하염없이 쓸데 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보던 드라마 해석 영상을 켜놓고 두런대고 싶어서.


결혼이라는 건 평생을 하늘이 정해준 가족으로만 엮여있던 삶에서, 생애 처음으로 내가 선택한 이와 피가 아닌 사랑으로 결속된 이를 가족으로 선택하는 일이다. 약 30년 간 살아가며 ‘내 우주가 최고야’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알았다 생각했던 이가 비로소 다른 우주를 만나 틀을 조금씩 깨부수고 다시 한번 건설하게 되는 그런 큰 경험이다.


이 사람을 만나 결혼하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 나는 어떤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까. 감히 생각하고 싶지 않을만큼 과분하리만치, 소소하지만 구체적인 행복들을 누리고 있다.


이 에세이는 과히 결혼 장려 에세이가 아니다.

다만 내가 지금까지 탐색해 온 다양한 삶의 모습 중, 나에게 가장 맞는 방식의 가족의 형태와 일상을 만들게 해준 기반이 결혼이었기에 - 익숙함에 속아 자꾸만 처음의 소중하고 강렬한 감흥이 희미해지고 있어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편지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결혼이 궁극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견뎌내는 삶보단, 같이 용기를 주는 삶이 더 나아갈 가치를 만들어준다고 확신하여 말할 수 있다. 하찮은 삶과 일상을 하루쯤 더 이끌고 나가게 만드는 힘이 되어줄 존재, 결혼이라는 제도와 이성애가 아니더라도 - 함께 살아갈 동반자를 찾아 함께 이겨내는 삶을 감히 추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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