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궁금한 기본 뜨개 용어들
뜨개 초보의 고군분투 뜨개 일상
작가소개.
리틀포레스트 같은 삶을 사는 게 소망이었고, 최화정씨 같은 명랑어른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그것들에 한 발짝씩 가까워지는 중. 매일 달라지는 계절에 맞춘 작은 미(美)식을 즐기고, 조금씩 나아가는 뜨개에 그 뜻을 두며 살고 있다.
뜨개를 시작하며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오는 용어들에 당황했던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매우매우 사소하고 기본적인 용어들이라, 되려 아무도 안 알려주는 것들에 대해 정리했다.
손뜨개에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그건 바로 코바늘과 대바늘. 말 그대로 '바늘의 유형'에 따라 나뉘는 종류로, 코바늘(질)은 영어로 Crochet이며 대바늘(질)은 영어로 Knitting으로 불린다. 우리가 학창시절 배우는 뜨개질은 주로 줄바늘을 활용한 대바늘이다.
코바늘과 대바늘 모두 바늘 두께에 따라 호수나 나뉘며, 두께는 mm 단위로 표시한다. 실이나 뜨개 편물 목적에 맞는 두께 사용이 중요한데, 이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감의 영역이라 처음 시작할 때에는 실의 종류와 바늘 두께가 적혀있는 DIY 키트형을 구매해 시작해보는 편이 좋다.
코바늘은 말 그대로 뾰족하게 '코'처럼 튀어나온 끝단이 특징인 바늘의 형태다. 그래서 한쪽 손에 짜고 있는 편물과 실의 일부분을 함께 쥐고, 주로 쓰는 손(대개 오른손)에 바늘을 쥐고 고리 형태의 뜨개를 해나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코바늘은 만들어진 고리의 형태가 꽤나 크고 식별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코를 늘리거나 줄이는 게 용이한 뜨개법으로 섬세한 구조 표현이 가능하다. 주로 패턴과 문양이 잘 드러나야 하는 가방, 모자 등의 악세사리류나 인형 등과 같은 작은 소품류 작업에 적합한 형태로 인식된다.
내가 성인이 되어 공식적으로 처음 배운 뜨개가 바로 이 코바늘이었다.
초등학교 때에도 자주하던 대바늘보다는 새로운 게 배우고 싶어 시작하게 됐는데 디테일한 표현이 재밌는 작업이었다.
말 그대로 사슬 모양을 만들어내는 뜨개법이다. 코바늘을 시작하려면 시작점이 되어줄 고리가 필요한데, 그 고리들을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대바늘로 치자면 '코잡기'에서 00 갯수의 코를 만들고 시작하듯 코바늘에서는 사슬 뜨기 N번을 통해 원하는 고리 갯수를 만드는 것이다.
코바늘 뜨개에서 바늘은 계속해서 고리에 물려있는 형태로 위치한다. 여기서 이 바늘의 끝을 새로운 실을 아래에서 위로 굴리듯 걸어 당겨 내면 사슬 모양이 생기는 방식이라 매우 쉽다. 익숙해질수록 리듬을 타며 빠르게 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쾌감 포인트!
짧은 뜨기는 첫 코가 되어주는 사슬 이후에 평면, 원형에서 면적을 만들어주기 위해 사용되는 뜨기 방식이다. 사슬뜨기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준 코에 바늘을 찔러 넣고 새로운 실로 고리를 만들며 뺐을때 기존에 바늘에 감겨있던 코까지 다 빼지 않고 바늘에 잠시 2줄의 실을 걸어둔다. 이 상태에서 새로운 실로 고리를 한번 더 만들어 2줄의 실을 통과해 코를 만드는 방식이다.
긴뜨기는 위에 소개한 짧은 뜨기보다 더 길다란 면적을 만들어주는 뜨개 방법이라 생각하면 된다. 주로 모양 편차를 주기 위해 가방, 모자 등에 부분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짧은 뜨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뜨지만 처음 뜨기 직전 바늘에 실을 앞에서 뒤로 한 번 감은 상태로 뜬다. 그러면 기준 코에서 새로운 실을 꼬아서 뺀 상태에는 바늘에 3줄의 실이 걸어둔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한번 더 실을 꼬아 3줄의 실을 동시에 통과해 코를 만든다.
이렇게 하면 지그재그 매듭이 진 뜨개가 된다. 높이를 맞추기 위해 각단 시작에서 기둥코 갯수를 맞추어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원형 뜨기에서 새로운 줄로 넘어가기 위해 마무리 할 때, 어떤 평면 구조에서 끝 단 마감 처리를 하고 싶을 때 쓰는 방식이다. 매우 간단하다. 처음 시작된 코를 통과해 실로 고리를 만들어 쭉 빼내면 된다.
원형으로 확장되는 구조의 편물을 뜰때 꼭 해야하는 매직링은 원형뜨기의 기준점이 되는 최초 원을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아래 첨부된 검색 이미지에서 알 수 있듯 각각 작업자마다 만드는 방식이 달라 자신만의 가장 편한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2-3줄의 실을 감은 상태에서 이 줄들을 중간에 걸고 코를 만드는 방식으로 한다.
이 외에도 코바늘 뜨개 방식에는 한길긴뜨기, 두길긴뜨기가 존재하나 아주 초보를 위해 꼭 필수적인 뜨개방법 위주로 묘사했다. 코바늘 도안이나 책을 구매하면 관련 영상 자료가 함께 제공되는 편이니 보다 확실한 정보를 위해서는 영상을 활용해보자.
코바늘의 꽃은 모티브 뜨기라고 할 수 있다. 모티브는 레이스 형태로 원형 또는 사각으로 퍼져나가는 모듈 구조의 뜨개 편물이다. 이런 모티브를 모아 담요, 의류 등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해외 창작자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패턴의 모티브를 많이 구경할 수 있는데, 유튜브에서 내가 자주 보는 채널을 링크해본다. 팝한 컬러감과 모던한 디자인의 의류, 소품 등을 제작하는 창작자의 채널이다.
(https://www.youtube.com/@Realm.designs)
대부분의 전문 취미 영역이 그렇듯, 처음에는 중국산 저가 제품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뜨개 시간이 길어질수록 도구의 품질이 중요해진다. 저가 제품을 사용하니 손 특정 부위에 피로감이 심하다거나, 실이 잘 미끄러져 풀린다거나 하는 단점인 느껴졌다.
위와 같은 제품은 손 피로도가 높아 최소 바디 부분이 실리콘으로 처리된 단코형의 바늘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전반적인 도구 그립감이나 내구성 측면에서 유명한 브랜드가 우수한 경우가 많아 주요 유명 브랜드 2곳을 정리해본다.
코바늘의 도구는 주로 [모(털)사용/레이스용]으로 제품군이 나뉘나 이는 두께에 따른 구분에 가깝다. 정말 미세한 레이스를 뜰 목적이 아니라 일반 소품 등의 제작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모사용] 제품 세트를 구매하면 충분하다. 아래 제품군 중에는 초보자에게는 체감상 편차가 적으므로 눈으로 보기 행복한 제품을 고르자. 취미 뜨개인에게는 적당한 기능만 갖췄다는 전제 하에 예쁜게 장땡이다!
(1) 크로바
가격 대비 퀄리티만 고려하자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브랜드가 크로바다. 일본 제품으로 마감의 형태와 구조, 촉감 모두 훌륭한데 그 가격 역시 합리적이라 좋다. 잘 알려진 모델 라인으로 아뮤레와 펜e가 있는데, 두 모델의 차이는 그립하는 위치에 별도 실리콘 처리가 되었는지 여부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무게와 맺음새가 미묘하게 다르므로 저렴한 세트 구성인 아뮤레를 사고 사용해보다 점점 도구를 업그레이드, 확장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300년 전통의 일본 튤립사 제품은 바늘을 잡는 그립 바디가 얄상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날씬하고 세련되게 빠진 형태로, 컬러감별로 예쁜 세트 구성을 만들어 판다.
바늘 부분이 부드러워 실을 걸고 뺄 때 피로감이 적다는 평이 많다. 가격은 동급 브랜드보다 소폭 높은 편이나 한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으므로 세트 구매도 추천한다.
모든 취미가 그렇겠지만 알면 알수록 사고 싶은 아이템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일단 나에게 맞는 취미가 맞는지 파악한 뒤에 템빨을 하나 둘 늘려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