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서 면회를 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밖에 되지 않았다. 코로나 키트로 검사를 하고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나오면 인사를 하고 짧은 몇 마디를 나눌 수 있다. 아빠는 할머니를 위하여 식혜와 떡을 사 왔다. 아빠는 살이 빠져 야윈 할머니를 안쓰러이 바라보았다. 유리에 거의 찰싹 달라붙어 발음도 부정확한 할머니 말을 한마디도 빠짐없이 다 들어주었다. 할머니는 아빠에게 살가운 엄마가 아니었다. 아빠보단 막내인 작은 아빠를 더 예뻐했다. 막내아들에겐 오냐오냐하고 아빠에겐 바라기만 했다. 아빤 밉지도 않은지 주사 맞은 덴 괜찮은지 지난번 몸이 성한 곳은 어떻게 되었는지 꼼꼼히 물어봤다. 요양보호사께서 아빠가 참 자주 오신다고 말씀하셨다.
아빠도 엄마가 그리운 아들이었다. 머리가 하얗게 세고, 머리도 다 빠진 나이 든 아저씨인 우리 아빠도,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나 보다. 손녀, 손자를 보여주며 할머니가 기뻐하겠다며 신나있는 아빠는 할머니가 우리가 돌아가면 할머니가 헛헛하지 않을까 내일도 오겠다고 말을 했다. 우리가 돌아가면 제일 헛헛해, 할 사람은 본인인데 끝까지 할머니 생각했다. 할머니는 아빠에게 잘사는지 어떻게 사는지 묻지 않았다. 야속하게 자꾸 아빠에게 이것저것 해달라고만 말했다. 젊었을 때는 우리를 키우고, 나이가 들어서는 늙은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아빠의 처지가 너무 불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