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_ 미타쿠예오야신 _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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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은 언제나 모카포트가 보글보글 커피를 끓여 올리는 소리로 시작된다. 살짝 돌출된 작고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그려져 있는 머그를 골라 커피를 반쯤 채우고 나머지는 끓인 물로 채운다. 요즘, 오타와로 떠나기 전에 친구들과 인사를 하느라 분주한 노아는 어젯밤에 친구 집에서 자야 할 것 같다며 문단속 잘하고 자라는 잔소리를 세 번이나 하더니 아직 안 들어오고 있다.
채영은 잠옷 위에 카디건만 걸친 채 슬리퍼를 신고 앞마당으로 나갔다. 턱밑에서 찰랑거리는 커피 향에 잠깐 흐뭇해진다. 한 모금 마시니 진한 온기가 온몸으로 짜릿하게 퍼진다. 얼마 전부터 카페인이 잠을 방해해서 디카프를 더 많이 마시다 보니 가끔은 익숙한 커피 향이나 맛도 새삼스러울 때가 있다. 워낙 좋아해서 영원히 즐길 줄 알았던 커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한 나이가 된 것이다. 밤새 떨어진 붉은 열매들을 쪼아 먹던 ‘레드 로빈’ 여러 마리가 채영의 기척 때문인지 푸드덕 날아오르다 사라진다.
드라이브 웨이는, 밤새 떨어진 마가목 열매 때문에 누군가 일부러 빨간 구슬을 뿌려놓고 달아난 것 같았다. 자동차 위에도 붉은 열매들이 꽤 떨어져 있었다. 어제 차를 차고에 넣는 걸 깜빡하고 그대로 세워둔 탓이다. 차 지붕 위의 열매들은 바닥에 떨어진 것과는 좀 다른 운치를 자아냈지만 채영은 감정을 숨긴 손놀림으로 그것들을 대충 쓸어내고 차를 차고에 넣으려다 바깥 도로로 옮겨 놓았다.
반쯤 남은 커피를 나무 아래에 두고 빗자루를 꺼내서 떨어진 열매들을 쓸어 모으는 동안에도 채영의 등으로 툭툭 열매가 떨어졌다. 이상하게도 그 가뿐한 한 알 한 알의 열매들이 무심할 수 없는 무게감을 느끼게 했다. 마치 누군가 인기척을 내기 위해 내 등을 건드는 것 같아서 그럴 때마다 비질을 멈추고 깊은 심호흡을 했다. 이유 없는 불안이 어떤 불길한 예감이 되는 건 습관에 가까웠다. 그리고 틀릴 때가 더 많다는 걸 알면서도 매번 무시하기가 힘들다. 예감이란, 단 한 번의 적중으로도 마치 자신이 용한 점쟁이라도 되는 듯 착각하기 쉬운 감정이다.
낙엽과 열매들을 치우고 난 채영은 집안으로 들어가 여분으로 준비되어 있는 하얀 식탁보를 가지고 나와서 마가목 나무 아래에 깔았다. 식탁보를 까는 동안에도 열매는 뭐가 급한지 기다려주지 않고 툭툭 떨어져서 더러는 맨바닥이나 잔디밭 위를 굴렀다.
이미 떨어진 열매들 중에 성한 것을 골라 보태기는 했지만 바닥에 깔아놓은 식탁보가 하루종일 받아 낸 마가목 열매들은 제법 많았다. 채영은 그것들을 깨끗하게 씻어서 한 알씩 물기를 닦은 후 유리병에 담고 남은 보드카가 있는지 찾으려고 와인을 보관하는 찬장문을 열었다. 소주면 좋겠지만 소주는 이곳에서 흔한 주종이 아니라서 가끔 블루베리로 담금주를 만들 때는 보드카를 사용했었다. 그러다 문득 한국을 다녀온 지인이 선물로 준 팩소주 한 묶음이 떠올랐다. 아, 맞다. 그게 있었지. 어디 두었더라.
수퍼마켓에서도 술을 파는 한국이나 미국과는 달리 캐나다는 '리쿼 스토아(liquor store)'라는 정해진 가게에서만 술을 판다. 금요일 저녁마다 채영은, 좋아하는 안주를 만들고 티비를 보면서 와인을 마셨다. 조류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채영은 일도 힘에 부치긴 했지만 냉장고 속 같은 실내 온도 때문에 고생을 했다.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막을 수 없는 추위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건 체감온도라기 보다는 심감(心感)온도로 전해지는 추위였다. 그 추위는 외로움과 비슷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은 단순한 분리가 주는 외로움이 아니라, 지금 내 삶의 방식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나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고독이었다.
하지만 채영은 지금도 금요일 밤의 그 시간이 있어서 지금껏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주동안 얼음알갱이가 빽빽하게 박힌 것 같았던 몸과 마음은 금요일 밤의 휴식으로 회복되었고, 자칫 소홀하기 쉬운 삶에 대한 감사도 술기운처럼 천천히 채워지곤 했다. 신에게든 사람에게든 감사하는 마음을 잃는 순간, 삶은 무너지는 것임을 채영은 알고 있었다. 그건 감사할 일이 없어 보이는 삶일수록 더 철저하게 적용되는 이치였다.
노아도 집에 있을 때는 체영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찾아 틀어놓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 함께 술을 마셨다. 언젠가는 채영을 넌지시 바라보며, 엄마는 인생의 모토가 TGIF(Thank God It’s Friday) 같다며 놀리더니, 금요일에 술 마시는 엄마는 꽤 행복해 보이고 예뻐 보이기까지 한다며 채영을 웃게 만들었다.
채영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늘 20 달려 안팎의 와인을 마시는데, 처음으로 소주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들었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비록 오래전이긴 해도 한국에서 살던 때의 소주 한 병 값을 기억하고 있는 채영에게 그건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니 한 병에 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소주를 사지 않은 건 꼭 비싸서만은 아니었다. 멀리서 온 그 소주 한 병의 값은 그녀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그곳’이 아니라 ‘이곳’이란 걸 새삼 확인시키면서, 와인과는 달리 소주는 위로가 아니라 서글픔을 불러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후로 이젠 여기서도 소주를 살 수 있다는 사실마저 잊고 살았다. 그러다 이 팩 소주를 한 묶음을 선물로 받았는데 딱히 마시고 싶진 않았지만 소주가 팩으로 포장된 게 신기해서 하나를 열고 한 모금 따라 마시다가 남은 한 팩의 소주는 버렸다. 뜯지 않은 팩소주는 팬트리의 가장 깊숙한 곳에 넣었다. 오랜만에 마신 소주는, 참다 참다 기어이 몰래 흘리고 마는 눈물 맛이었다.
마가목 열매에 부으려고 찾아낸 소주는, 이가 빠진 것처럼 한 팩이 빈 상태로 겉 비닐포장까지 그대로였다. 소주를 붓자, 마가목 열매의 붉은 빛깔이 더욱 선명해지며 알갱이들은 병 속을 유영했다. 예쁘네. 마침내 움직임이 멈추고 병 속은 고요해진다. 부엌의 그늘진 선반 위에 마치 여행지에서 사 온 기념품을 진열하듯 올려놓고 몇 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본다. 열어놓은 부엌창으로 바람이 들어올 때마다 마가목 열매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톡.톡. 들린다.
마음 같아선 병째로 들고 가라고 하고 싶지만 세관을 통과할 수 없을 테니 이곳에 와서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먹으라고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채영은 자신의 행동이 좀 가소로워서 쓴웃음을 짓는다. 설령 약효가 있다 해도 꾸준히 오래 마시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걸 짐작하면서도 고작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될 시간 동안 먹이겠다고 생색내 듯 담금주를 만들다니.. 함께 살 때도 안 하던 짓인데.. 지섭은 크리스마스 전에 일주일쯤 다녀가겠다고 했다.
이혼한 지 십오 년이 된 전남편, 미움이든 아쉬움이든 특별한 감정은 남아있지 않았고, 가끔 통화를 할 때마다 생각이 달라 조금씩 부딪치던 성가심도 이젠 없다. 마모된 세월 탓도 있겠지만 큰 탈 없이 자라준 아들, 노아 덕분이다. 그러길 바란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노아는 지섭과 채영의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노아가 대학에 가면서부터 지섭이 전에 없이 자주 연락을 하는 것도 채영은 알고 있었다.
이제 몇 달 있으면 스물한 살이 되는 노아는 어느새 성인이다. 그런데 대학에 가고부터 오히려 어릴 때보다 더 아버지라는 존재를 아쉬워하는 걸 느낀 채영은 한편으론 섭섭했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자신은 결코 채워줄 수 없는 결핍의 요소를 만든 건 지섭만큼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었다.
채영은 요즘, 어쩌면 아이는 자신이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버지의 부재를 앓으며 자랐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지섭도 그런 눈치를 챈건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게 있는지 유난히 노아를 챙겼다. 정작 손이 많이 가고 마음이 여렸던 어린 나이 때는 양육비를 보내주는 것 외에는 별 관심도 없었던 걸 생각하면 가슴속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지만, 아이가 이제라도 결핍된 부성을 채울 수 있다면 다른 걸 따져 무엇하겠나 싶어서 채영은 이내 속을 가라앉힌다.
하지만 지섭이 지난 일 년 동안 두 번이나 밴쿠버로 왔을 때도 채영은 야멸찬 표정으로 그를 호텔에 묵게 했다. 아들의 원망스러운 눈빛을 감당하기 쉬웠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든 지섭과의 관계가 현재와 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채영에게 그는 단지 아들의 아버지일 뿐이다. 그 이상의 뭔가를 기대한다면, 설령 그것이 미움이라 해도 채영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편으론, 지섭이 아직까지 독신인 채영을 보며 혹시라도 자신에 대해 미련이 남아서는 아닐까,라는 오해를 할까 봐 더 단호했다. 하지만 지섭도 별로 섭섭한 기색도 없이 잡아둔 호텔에서 자고 아침마다 집에 들러 함께 밥을 먹고 노아와 외출을 했다가 저녁엔 세 사람이 모여 외식을 했다. 이렇게 일주일쯤 보내고 전화를 두세 통 받고 나면 그는 엘에이로 돌아갔다.
그동안 지섭이 보내주는 양육비가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 더러는 아예 보내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정작 이제 아이가 성인이라 양육비를 끊어도 되는데 지섭은 오히려 약속했던 양육비보다 더 많은 액수를 매달 꼬박꼬박 보냈다. 채영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이젠 일도 그만두고, 사고 싶은 물건 있으면 사. 그리고 맨날 집 밥만 먹지 말고 비싸고 맛있는 것도 좀 사 먹고 옷도 좀 사고, 가고 싶은 데 있으면 여행도 가고.
채영은, 그가 말하는 하고, 사고, 가고, 등의 수식어가 너무 허황하게 들려서 그의 진심을 의심하는 건 아니면서도 그저 피식 웃었지만 보내주는 돈을 끝내 거절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지금. 지섭이 아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언제부턴가 지섭은 채영과 전화를 끊을 때면 늘 ‘미안하다’고 했다. 채영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치 자신이 알고 있는 '미안하다'라는 단어의 뜻이 자기만 모르는 동안에 바뀐 것 같았다.
혹시 미안하다는 말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걸까.
잠결에 들리는 알람소리가 유난히 시끄러웠다. 벌써 일어날 시간인가? 눈이 떠지지 않아서 손만 뻗어 더듬더듬 알람을 눌렀는데도 소리는 계속 채영의 잠을 집어삼킬 듯이 울려댔다. 몇 번 더 반복되는 소리를 듣다가 그 소리가 알람이 아니라 전화벨 소리라는 걸 알았다. 형광색 디지털시계는 맨 앞의 숫자가 3에서 4로 막 바뀌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채영은 잠이 확 깼다. 이젠 한국에서조차도 이 시간에 올 전화는 없었다. 하영은 정확하게 시간계산을 하시니까 이렇게 채영이 곤하게 자고 있을 시간에 전화를 걸 리가 없었다. 이 시간에 오는 전화는 그러니까 정상적인 용건을 담은 전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순간 마른침을 삼키는데 목이 뻑뻑했다. 목소리에 묻어있을 잠기운을 털어내기 위해 침을 한 번 더 삼키는 동안에도 전화기는 끈질기게 울렸다.
헬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채영이 다시 한번 더 '헬로'라고 말했을 때,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가늘게 들렸다.
저......
순간 이게 무슨 뜻이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게 한국말이라 걸 알아채자 마치 뒤에서 누가 머리칼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여보세요?
네..... 저... 여기 엘에인데요....
LA에서 내게 전화할 여자가 있었던가?
네, 누굴 찾으시죠?
저... 혹시 채영 씨...
네 전데요. 누구시죠?
저는 민해옥이라고 하는데요....
전화를 끊고 난 후에도 한참 동안 채영은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분명 그리 긴 통화도 아니었는데 모든 것이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져서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악몽을 꿀 때면, 이건 꿈이니까 깨어야 한다고 안간힘을 쓰다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는 일이 자주 있었던 채영은 아무래도 이것도 소리를 크게 지르고 깨어나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꿈인 것만 같았다. 띄엄띄엄 말을 끊다가 끝내 흐느끼던 그녀가 했던 말들은 다 흩어지고, 채영에겐 오직 단 한 마디만 남았다.
죽었다.
지섭이 죽었다. 며칠 동안 계속 몸이 안 좋다고 하더니 평소처럼 밤늦게 퇴근해서는 아무래도 내일은 의사한테 가봐야겠다며 샤워하러 들어갔는데 욕실에서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고, 달려갔더니 지섭이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곧 병원에 옮겼지만 끝내 응급실을 벗어나지 못했단다. 계속 울먹이는 목소리던 그녀는 차마 말을 끝맺지 못했다. 채영은 될 수 있는 대로 가장 빠른 비행기로 가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채영은, 마치 모든 감정의 기류들이 멈춘 듯 그저 멍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다시 잠을 청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수 없었다. 전화를 받을 때는 분명 누운 채로였는데 언제 일어나 앉았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내 귀로 전해 들은 소식이면서도 도대체 믿어지는 말이 한 마디도 없는 이상한 전화였다. 고지혈증 때문에 약을 먹고 있지만 그건 흔한 일이라며 약만 잘 챙겨 먹으면 되니 걱정할 일도 아니라고 했었다. 실제로 지섭은 외모만 보면 오히려 나이보다 젊어 보일 정도로 건강한 오십 대 중반이었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사람처럼 그저 멍하기만 했고, 바늘이 망가져서 계속 같은 구간을 반복하고 있는 엘피판처럼 한 가지 생각만 맴돌았다.
이런 거였구나.
죽음이란 이렇게 뒤통수를 치며 다가오는 거였구나.
마치 잠이 덜 깬 아침에, 늘 하듯 식빵 두 쪽을 토스터에 넣고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 연달아 금속음을 내며 튀어 오르는 빵조각 때문에 깜짝 놀랄 때처럼, 지섭의 죽음은 그렇게 왔다. 현재 진행형이던 모든 감정들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과거 속으로 줄행랑을 놓고 있었다. 채영은 그것들을 따라잡을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마음과 분리된 몸이 서서히 허물어지는 걸 느꼈다. 아무런 동요가 없어서 더 답답했던 가슴이 갑자기 파닥거렸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반사적으로 꽉 깨물었다. 반쯤 열어두고 잔 커튼 사이로 푸른 아침이 어른거렸다. 점점 흐려지는 채영의 시야로, 어제 마가목 열매를 담고 맑은술을 부어둔 유리병이 들어왔다. 붉은 가넷 같은 알갱이들은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소주빛깔은 아직 맑았다.
감정도 없는 맹물처럼 저절로 흐르던 눈물은 기어이 가슴 밑바닥의 퇴적층으로 흘러 들어가 산사태를 내듯 모든 것을 허물었다. 가둬두고 눌러 두었던 그 많은 상처 입은, 혹은 상처를 주었을 시간의 조각들이 동시에 날아왔다. 갑자기 목이 너무 아팠다. 목이 막혀 소리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는데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고, 자다가 엄마의 울음소리를 듣고 뛰어 온 노아가 우두커니, 어두운 나무처럼 서 있는 게 보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