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로에서 마시고 직접 만들어보는 개항로 맥주
개항도시 인천은 우리나라에 맥주가 처음 들어온 도시다. 1876년 강화도조약이 체결되며 인천을 통해 맥주가 공식 수입되기 시작했다. 개항로 일대는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었다. 급격히 쇠퇴하며 남겨진 근현대 건물과 유산은 이국적인 장소로 재조명받으며 청년들이 숨을 불어넣어 개항로 프로젝트의 발판이 됐다.
개항로 맥주의 시작은 단순했다. 개항장이었던 때엔 창고, 번화가일 땐 디스코텍이었던 다양한 기억을 품은 오래된 공간은 박지훈 대표의 손을 거쳐 양조장으로 재탄생했다. “지역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디자인에 들어가는 필체는 오랫동안 목간판을 만들던 어르신께 부탁드리고, 맥주 포스터 모델은 지역에서 극장 간판을 그리던 어르신이다.
박지훈 대표는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와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이라는 펍을 운영했다.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선 유명했던 칼리가리 브루잉(CALIGARI BREWING)의 맥주는 인천을 기반으로 차곡차곡 성장했다. 2020년,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은 펍으로서의 전문성을 더 살리고, 브루어리는 인천의 맥주 브랜드라는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해 ‘인천 맥주’로 리브랜딩을 했다.
인천 맥주로 대대적으로 이름을 바꾸며 개항로 프로젝트와 협업해 개항로 맥주를 만들었다. 개항장 주변은 노포에서 술을 마시는 어르신이 많은 동네인 데다, 항구 도시라는 이미지에는 라거가 딱이었다. 개항로 맥주는 은은한 효모 향이 살아있고 목 넘김이 부드럽고 쓴맛이 덜한 라거로, 국내 최초 비건 인증 맥주다.
이미 ‘카스’와 ‘테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그에 대적할 만한 라거를 만드는 것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라거 맛을 판별해 줄 전문가들이 곁에 있었다. 바로 노포에서 맥주를 즐겨 드시는 동네 어르신들이었다. 주 고객인 동네 사람들의 맛 평가를 거쳐 만들어진 맥주는 성공적이었다. 대기업의 맥주보다 비싼 수제 맥주를 동네 노포에서 입소문으로 발주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 카스 테라 7~8병 마실 때, 개항장 맥주를 1병만 마셔도 좋겠다고 생각했던 소박한 바람을 뛰어넘어, 개항로에 있는 음식점들에서는 개항로 맥주 판매량이 50%를 차지하는 곳도 있다.
인천 중구는 관광요소가 가득하다. 개항로, 차이나타운, 신포시장, 인천 아트플랫폼 등의 관광지가 근거리에 모여있고, 개항로 프로젝트, 인천 미식투어 등 청년들이 활발하게 다양한 프로젝트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 맥주에서는 양조장 투어와 맥주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로 투어와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인천으로의 여행에서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하며 오감으로 여행을 간직할 수 있다. 단순한 맥주만들기 체험이 아닌 인천의 역사와 먹거리, 사람이 녹아있는 체험이다.
클래스에서 만든 맥주는 2주의 발효과정을 거친다. 참가자들이 재방문해서 찾아갈 수도 있고 택배로 받아볼 수도 있다. 인천 맥주는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고 관광지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여행객들의 재방문이 용이하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개항장 인근을, 인천 맥주의 프로그램의 통해 여러 번 방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체험 프로그램과 더불어 인천 맥주에서 생산하는 지역 맥주와 지역 노포 제품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작은 공간도 준비 중이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incheon_brew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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