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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질문하며, 흔들리며, 다시 일어서는 우리』

답을 찾지 말고, 질문을 키워라

by 두유진


비오는 카페에서 따뜻한 라테를 마시며 솔트룩스이경일 대표(부읽남영상)의 영상을 봤다.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세 가지입니다.

질문하는 힘, 자기를 인식하는 힘, 다시 일어서는 힘.”


단순한 기술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로서,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MTLC학습역량 스터디 코칭들과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오늘의 스타벅스 테이블은, 조금 특별한 교실이 되었다.



1부 – 『답을 찾지 말고, 질문을 키워라』


“아이에게 뭘 물어보면 항상 ‘몰라’라고 해요.

그래서 ‘왜 모를까?’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더라고요.”

혜진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에서는 정답을 잘 고르는 연습만 해왔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정답보다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아이가 살아남는다고 하니,

우리는 아이에게 뭘 가르쳐온 걸까 싶었어요.”

여기서 ‘살아남는다 ‘라는 말은 너무 극단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그 뜻은 세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역량을 찾아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아이라고 다시 해석하고 싶다.


“나도 그래요. 교사인데도…

늘 ‘왜 이렇게 못했어?’라고 묻기만 했지,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묻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날의 결론은 이랬다.

질문은 아이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먼저 질문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



2부 –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른다면』


“나는 아이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지연이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아이가 ‘엄마는 내 기분 안 궁금해하지 않아?’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말끝이 떨렸다.


“그때 알았어요.

나는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아이의 마음은 나만큼이나 깊고 복잡한데,

그걸 단순한 행동으로만 판단하고 있었던 거죠.”


“그 말 너무 와닿아요.

사실 저도… ‘나는 괜찮아’라고 말할 때, 진짜 괜찮은 적 거의 없었어요.”


“맞아요. 메타인지는 그냥 ‘생각을 많이 한다’는 뜻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보고 정직하게 마주하는 힘이더라고요.”


우리는 그날, 모른다는 용기를 배웠다.

몰라야 배울 수 있고, 모를 줄 알아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3부 – 『넘어져도 괜찮다는 말의 힘』


“솔직히, 저는 아이가 실패하는 게 너무 무서워요.”

가장 조용하던 수연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 무서움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요.

‘실수하면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 아이가 그렇게 말했어요.”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 거창하게 느껴졌는데요.

이제 보니 그건 ‘다시 해보자’고 말해주는 작은 습관 같아요.”


“전 ‘괜찮아’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안 괜찮았거든요.

그러니 아이도 금방 알아차렸겠죠. 말보다 감정이 먼저 전달되니까.”


우리는 그날, 서로의 실패담을 꺼내 놓고, 함께 웃었다.

회복탄력성은 실패를 이겨내는 용기가 아니라,

실패를 함께 품어주는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것.


질문하는 어른으로, 다시 시작하는 우리


“결국, 우리가 아이에게 해줘야 할 것은

정답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함께 질문해 주는 일이 아닐까요?”

마지막에 던져진 이 질문은, 그날의 가장 긴 여운이 되었다.


이경일 대표의 말처럼,

AI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 힘은,

사실 부모인 우리 자신에게도 필요한 생존 능력이었다.


MTLC 학습역량에 대해 공부하면서 너무 중요해서 늘 읊던 역량들인데

오늘 영상 보며 새삼 우리 생활 속의 사례들과 연결 지어 다시 정리하게 되었다.


질문할 줄 알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알고,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어른이 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정답이 아닌 삶의 길을 스스로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AI 시대에 인간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질문하고 연결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더 이상 거대한 지식 창고가 되기 위해 문제풀이 기계를 양산하는 과거의 교육 방식에 에너지를 쏟아서는 안 된다.

AI와 경쟁하려는 시도는 결국 좌절로 이어질 뿐이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AI를 능숙하게 다루며 그것을 도구 삼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감정, 공감, 창의, 회복, 관계—에 집중하는 삶이다.

이제는 ‘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품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AI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AI와 협력하며 인간성을 확장시키는 존재로 거듭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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