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키는 초록 약속

함께 배우고 싶어서

by 소화록

1-2학년 학생 맞춤형 프로젝트 학습으로 아이들과 외부 활동을 다녀왔다. 작년 1학년 아이들과 근교 공원에 가서 줍깅했던 기억이 좋았어서 올해도 환경 사랑 환경 보호를 주제로 비슷하게 활동을 계획했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09:30 ~ 10:30 제로 웨이스트 올인원 샴푸바 만들기(공방)

10:40 ~ 11:20 오래 간직하고 싶은 나만의 책 구입하기(서점)

11:30 ~ 12:30 점심식사

12:30 ~ 13:30 줍깅 활동 (공원)


감사하게도 이 모든 활동이 차로 2~3분 내에 있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환경 살리기 교육을 하시는 강사님께서 공방도 함께 운영하고 계셔서 비닐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은 채 샴푸바 만들기를 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샴푸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을 수 있으니 실용적이기도 했다. 같은 건물 지하1층에는 대형 서점이 있었다. 만화책과 게임 관련 책은 제외하고 그림책 혹은 줄글 있는 책만 고를 수 있다고 제한을 뒀다. 아이들이 서점에 가서 자신이 사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경험을 요즘 많이 할까?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취향을 알아보고, 오래 간직해서 나중에 동생이나 후배에게 물려줄 수 있는 책을 고른다는 것은 그 과정도 참 뜻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예상대로 한참을 고르지 못하고 헤맸다. 처음에는 만화책만 쳐다보느라 그림책과 글책으로는 시선을 두지도 않았다. 함께 갔던 교감님은 아이들이 헤메는 시간이 많으니 미리 사고 싶은 책을 검색해서 오도록 지도했어야 하지 않냐, 고 말씀하셨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렇게 헤매는 것도 과정이다. 헤매는 시간이 시간 낭비가 아니라 서점에 이렇게 다양한 책들이 많고, 이 책은 누가 읽을까? 저 책은 어떤 내용이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정답을 말해주지 않고 자주 헤맬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


점심은 근처 라라코스트를 갔다. 총 5테이블을 잡아서 먹고 싶은 것 고르도록 했다. 2학년 아이들은 벌써 컸다고 얼마 내에서 시켜야 한다고 하면 협의해서 골고루 장바구니에 잘 담았다. 덧셈과 경제 활동도 이루어지는 셈이다. 오후에는 공원에서 줍깅 활동을 했다. 작년에 줍깅 집게를 여러개 사놔서 짝꿍별로 봉투 1개씩 배부해서 줍깅 활동을 한 후 마지막에 일반쓰레기에 줍깅한 쓰레기들을 모으도록 했다. 생각보다 공원이 깨끗해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학교에서도 6학년 학교 임원들을 중심으로 점심시간에 전교생이 줍깅 활동을 한다. 내가 사는 지역, 내가 지내는 학교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만큼 의미 있는 활동이 또 있을까 싶다. 줍깅은 우리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


외부로 나가는 프로젝트 학습은 안전면에서도 늘 위험이 따른다. 그럼에도 학교 밖으로 나가는 활동은 교실 속에서 줄 수 없는 배움을 일으킨다. 오늘도 무사히 활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간다. 버스 안에서 아이들이 책을 어서 뜯어보고 싶다고 수다를 떤다. 내가 고른 책이니 얼마나 읽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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