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회복의 과정

싱글맘의 하루

by 소화록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으로 가는 왕도라고 했던가. 불면증으로 인해 렘수면을 자주 하고 있어서 새벽에 생생한 꿈들을 많이 꾼다. 슬픔과 아픔을 가져다주는 꿈이랄까.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전남편에 대한 꿈을 꾼다. 최근에는 꿈속에서 이혼 후에 만나서 이야기하는 상황이 나왔는데 나는 외도했던 두 명의 여자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나 몰래 연락했으며 자주 성관계를 가졌는지 물어보는 장면이 나왔다. 그때의 내 마음은 비참하고 슬펐던 것 같다. 배신감에 마음이 곯아있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전남편의 핸드폰과 연동된 맥에서 전남편의 외도를 문자로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때의 충격이 무의식 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온몸이 덜덜 떨리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멍한 상태를 잊을 수가 없다. 나의 방어기제들이 가장 약할 때, 나를 있는 그대로 노출시키는 밤 시간에 꿈을 통해 내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처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느껴졌다. 꿈에서 깨고 나면 나 자신이 잠자는 시간조차 나를 위해 활동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안쓰러운지 모른다.


생일날 엄마와 동생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연락이 한 통도 없었을 때도 그날 밤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여전히 자신이 더 중요하고 자녀를 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의 모습이 없는, 돈이 최고인 엄마의 모습을 봤다. 자신의 이기심을 나에게 투사해 너는 엄마 생각도 안 하냐며 타박하는 엄마를 본다. 그렇지만 나는 더 이상 죄책감 속에 아파하는 어린이가 아니기에 엄마한테 나의 마음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엄마가 그렇게 행동할 때마다 내 마음이 이렇다고, 엄마가 듣던 안 듣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그 꿈을 꿨을 때는 실제로 엄마와 연락하지는 못해도 꿈속에서나마 엄마에게 나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꽤나 만족스러운 꿈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자주 꾸는 꿈은 이빨이 우수수 빠지는 꿈이다. 얼마나 실감이 나는지 빠진 이빨들을 입 안에 잔뜩 머금고 있는 촉각이 느껴질 정도였다. 챗 지피티한테 물어보니 워낙 흔한 꿈 중 하나라고 하면서 대표적인 의미를 알려줬다. 스트레스와 불안을 상징해서 몸이 많이 지쳤을 때 꾸는 꿈이거나 새로운 도전 앞에서 스스로가 성장 중이라는 삶의 전환점의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한다. 신기했다. 이 해석대로라면 현재 시험공부를 하느라 잔뜩 긴장이 들어간 상황을 내 몸 전체가 이에 반응하고 있다는 말로 들렸다. 몸은 정말 하나의 유기체가 맞는가 보다. 이성만의 내 몸의 주인이 아니고 정서와 신체 무의식의 영역까지 나의 전존재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반응해서 열심히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찬란하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마음이 좋다. 지금처럼 수용하고 흘려보내고 소화시키고 표현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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