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한 번 투자에 실패했다. 정확히 말하면, 트레이딩을 하면서 스스로 정했던 원칙, 기준 같은 것이 사라졌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다. 이런 좌절이 찾아오고 계좌에 큰 손실이 찍히고 나면 늘 찾아오는 익숙한 감정이 있는데, 한심함, 부끄러움, 실망감, 그리고 혼란스러움 같은 것들이다. 이런 감정들이 하나둘씩 찾아와 내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모든 노력이 허망하고 쓸모없게 느껴진다.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지나온 시간부터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까지 몽땅, 미리부터 허망하다.
마음이 복잡해지고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에 묵직한 것이 얹혀 있고 답답하다. '엄마, 엄마' 찾는 아이들 부름에 한숨을 쉬고, 까칠한 내 얼굴을 보고도 로션 하나 바르기 귀찮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얘기했다.
"나, 사실 요 며칠 욕심부렸고, 지금 완전 최악이야."
남편에게 털어놓으니 좀 나은 듯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무엇인가 내게 도움을 주는 말을 해주려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괜히 이런 말을 해서 남편도 힘이 빠진 것은 아닌지 염려도 된다. 그리고 지금 내 상태로는 그 어떤 전문가가 멋진 조언을 해주더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상대에게 이렇게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고 말을 하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게는 잔말 말고 그저 위로만 해달라고 하고 있는 것인가?'
'나의 이런 자세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것인가?'
잠시 멈추었다. 도대체 지금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나는 분명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이 단순한 사실조차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돈을 좇는 것이 아닌 내가 정한 원칙을 지키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돈은 따라올 것이라고 나 스스로에게 말했다. 돈을 원한다고 말하는 순간 마치 내가 속물처럼 느껴지거나 돈에만 집착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아니 사실은 그러면 그것이 더 도망갈 것 같아서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 하지만 외면할수록 나는 더 초라해지고, 자신에게조차 투명하지 못한 가식적인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은 결국 나를 속이는 것에 한계가 있어서가 아닐지.(실제로 나는 나를 잘 속이는 것 같다. 그래서 깊이 들여다보고 진정해지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돈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돈을 원하는 것과 돈을 좇아가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나는 돈을 좇아갔던 순간의 괴로움, 불안함, 자유롭지 못했던 경험으로, 마치 돈을 원한다는 그 사실을 인정하면 다시 그때의 나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지금 이 진실을 직면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돈은 나에게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의미한다. 돈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내 삶의 주도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능력, 그리고 나 자신을 투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힘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지 숫자로서의 돈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고 책임지며 투명하게 드러내는 삶이다. 트레이딩은 그런 의미에서 나를 훈련시키는 최고의 도구였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충동적이고, 욕심이 많으며, 두려움과 욕망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인지 그대로 보게 된다. 이 훈련은 고통스럽지만,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으로 가치 있는 일이다. 실제로 내가 훈련 자체를 즐기고 그 과정에 몰입했을 때, 돈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고, 오히려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처럼 다시 실패를 경험하고 예전의 욕심 많은 패턴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또다시 혼란에 빠진다. 내가 그토록 중요하게 여겼던 훈련과 자기 성찰의 가치를 전부 망쳐버리는 기분이 든다. 이때 다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이 일을 하는 진정한 목적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 목적이 분명해지면 혼란스럽거나 욕심, 두려움 같은 감정이 올라올 때에도 다시 명확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트레이딩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트레이딩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단기투자로 자본금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중장기투자자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내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이유'는 나는 트레이딩이라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의 삶에 책임과 주도권을 가지며, 그것을 투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데 헌신하고 있다.
앞으로 수시로 물어볼 말이 생겼다.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신뢰하고 이 모든 선택을 내가 하는 것에 책임지고 있는가?' '나는 투명하게 나의 매매 과정을 공개할 수 있는가?'
나는 내가 하겠다고 한 일을 한다. 이유는 내가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는 부족하고 조급하며, 재능이 없다.'는 말 뒤에 숨지 않는다. 나는 내 밖으로 나와 '어흥'하는 호랑이와 같은 존재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런 호랑이는 자신의 실패도, 욕망도, 두려움과 실망조차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선택이 앞으로의 나를 더욱 강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선택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진정함이다. 나 스스로에게 진정할 것 그리고 '어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