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준파 Aug 11. 2024

불안의 원인

미국 정착기

문제는 보통 원인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끔은 해결책을 우연히 먼저 찾아내면서 역으로 문제의 원인이 추적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스스로 이미 알고 있지만 꺼내고 싶지 않았던 부분에서 발견된다.


생각해 보면 불안의 원인은 불확실함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배팅하는 심정으로 미국행을 결심했다는 것을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나의 결심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느껴질까 두려웠다. 


Linked In 프로필 페이지를 정리하는 행위를 통해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의 경력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의하기 위해 앞으로의 경력을 연결 지어 고민하는 과정에서 불확실한 미래의 모습이 점차 선명해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불안의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었고, 그 불확실성을 야기한 것은   자의였으며, 역설적이게도 미국행을 결심하면서부터 필연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회피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인정하는 순간 용기가 생겼다.


매일 아침 카페 오픈 시간으로부터 1시간씩, Linked In 프로필을 정리하고 미래 경력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채워야 할 양도, 마쳐야 할 기한도 없었으므로, 지속 가능했다. 생산적이고 쌓여가는 느낌을 주었다.


그 시간만큼은 불안하지 않았고, 

하루하루 쌓여갈 때마다 비로소 한국을 떠나 한 발자국씩 내딛는 기분이었다.


매일 아침 갔던 버지니아 대학교 앞 Cafe Graduat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