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아이야! 너 잘 자라고 있니?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은 아이들 방으로 간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이들 침대로 가서 아이들에게 장난치고 꼭 안아준다. 아이들이 밤에 자고 있으면 남편은 아이들 방으로 가서 이불을 정리하고 아이들 얼굴에 뽀뽀를 해준다.


'어떻게 저러지?'


내가 낳은 아이니까 예쁜 게 당연하겠지만 남편은 애정표현이 많다. 그래서 내가 받는 혜택도 있다. 나는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표현을 못한다. 아이들이 가끔 나에게 하는 것도 싫을 때가 있다. 남편 빼고 누가 내 몸에 닿는 게 싫다.


요즘 방학이라 아이들과 하루 내내 집에 같이 있다. 칠레에서는 학원을 보낼 수도 없다. 여름이라 더워서 밖에 나가는 것은 더 힘들다.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주는 일이 쉽지 않다. 집이 조용할 날이 없다. 아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내가 싫다. 남편은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고 참 친절한데 나는 그렇지 못한 내가 못마땅하다.


그럴 때면 엄마가 어김없이 떠오른다.

어릴 적 엄마는 늘 누워있었다. 사는 게 우울했던 것 같다. 끼니를 챙겨주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아이 눈에도 그게 보였다.


나는 예민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엄마의 표정, 집안 공기의 온도를 잘 알아차렸다. 그 습관이 남아 교사가 되어서도 교무실에 들어갈 때마다 사무실 분위기를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교감선생님의 표정, 다른 선생님들의 표정을 확인한 후에야 내가 이런 분위기에서는 어떻게 눈치 있게 행동할지 결정한다.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나를 확인할 때마다 속으로 생각한다.

'우리 엄마한테 그렇게 키워졌으니 내가 안 그럴 리가 없지'

좋은 엄마가 되려면 난 다시 태어나야 된다는 건가. 그건 불가능한데.


내 안의 아이는 몇 살일까. 어디까지 내려가서 내가 너를 돌봐야 될까. 다시 잘 돌보면 넌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되긴 할 수 있는 걸까.


내 안의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남편을 보면서 남편이 내 아빠였으면 하는 생각을 그만하고 싶다. 그냥 내가 나를 잘 키우고 싶다.


KakaoTalk_20221128_093541569_08.jpg 아들아~ 너희들은 아빠를 닮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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