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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향 Jul 28. 2023

사람들은 왜 선셋을 보러 가는 걸까

포르투갈 노을 맛집, 최고의 전망대

 여행지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뷰 포인트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는 전망대이다. 포르투갈에는 노을 맛집, 훌륭한 전망대가 특히 많다. 리스본에는 산타루치아 전망대,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미라도루 다 그라사 전망대, 세뇨라 두 몬테 전망대(Miradouro da Senhora do Monte), 상 페드루 드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ao Pedro de alcantara) 등이 있고, 포르투에는 모루 공원, 동 루이스 1세 다리, 세라 두 필라르 수도원 전망대 등이 유명하다. 이 전망대를 모두 가 본 경험에 의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각 전망대에 대한 느낌을 전할까 한다.


  리스본에서 가장 먼저 가 본 '산타루치아 전망대'는 입구에 아주 작은 공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전망대 쪽에는 포르투갈 특유의 타일 장식인 아줄레주가 있어 포르투갈만의 분위기를 더해 주었다. 하지만, 전망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망대가 너무 비좁았고, 지대가 낮은 편이라 도시 전체의 뷰를 보기는 힘들었다. 그에 비해 사람들이 바글거려서 제대로 전망을 즐기기 더욱 어려웠다.


<산타루치아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산타루치아 전망대에서 100미터쯤 올라가면,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도 비교적 낮은 곳에 위치해서 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보기는 힘들었지만, 테주 강이 잘 보이고 알파마, 상 빈센트 드 포라 수도원 등을 배경으로 노을 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산타루치아 전망대에 비하면, 전망대도 넓은 편이었고 붉은 지붕의 전경도 훨씬 더 가까이에서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었다.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과 아름다운 노을. 이 곳에서 멋진 사진을 건졌다.>

  

  상 조르즈 성 뒤로 조금 더 올라가면 '미라도루 다 그라사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옆에 노천카페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경치를 감상한다. 전망대가 곧 카페 야외 테라스 같았다. 전망대가 살짝 좁고, 커다란 나뭇가지가 하늘을 조금 가리는 게 흠이긴 하지만, 지대가 살짝 높아져서 시야가 더 넓어졌고, 붉은 지붕의 분위기 있는 알파마 지구를 전망할 수 있었다.


<미라도루 다 그라사 전망대의 노을>


  이보다 더 올라가면, '세뇨라 두 몬테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만큼 탁 트인 리스본의 전경이 멀리까지 잘 보였다. 전망대에 둘러져 있는 낮은 철망에는 남산타워처럼 사랑의 약속이 담긴 수많은 자물쇠들이 채워져 있다. 철망 바로 아래의 테라스 같은 공간에는 사람들이 둘러앉아서 음식을 먹거나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편안하게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높아서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확실히 높은 곳에 있는 전망대가 탁 트인 조망을 선사해 주었다.  



<미라도루 다 그라사 전망대의 노을>


  '상 조르즈 성'도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단점은 앞서 말한 전망대와 달리 성에 들어가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상 조르즈 성에 갈 때는 점심을 먹고 들어가서 천천히 성을 둘러보다 노을을 충분히 감상하고 내려와야 한다. 상 조르즈 성은 5세기경 서고트족이 구축하고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등 1500년 동안 리스본의 지배층이 바뀔 때마다 증개축을 반복한 멋진 고성이다. 알파마 지구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탁 트인 전망이 정말 아름답다. 해 질 녘, 멀리 보이는 테주 강과 리스본의 시가지의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기에 가장 멋진 장소이다.  


<상 조르즈 성의 전경과 멋진 전망>



<성 조르제 성에서 본 노을>



  포르투의 노을 맛집은 정말 로맨틱 그 자체였다.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도루 강에 있는 아치형의 이층 구조로 세워진 독특하고 아름다운 다리이다. 에펠 탑을 만든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가 설계해서 에펠탑과 비슷한 느낌의 철교이다. 다리 상층부는 트램이 다니는 길과 인도가 같이 있어 트램이 지나가면 사람들이 옆으로 피하는데, 아슬아슬하게 위험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석양 무렵에 다리 위에서 도루 강변의 전경을 감상하는 것은 아주 낭만적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남기느라 시끄럽고 북적거리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동 루이스 1세 다리의 풍경>


  '모루 공원'은 '언덕의 정원'이라는 뜻을 지닌 포토 스폿이다. 해 질 녘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언덕에 앉아 도루 강 건너편 시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노을을 즐기는 곳이다.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조금 서둘러야 한다. 


<해질녘 노을을 보러 모루 공원에 몰려든 사람들>


  포르투에서 가장 멋진 노을 맛집은 '세라두 필라드 전망대'였다. 모루 공원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훨씬 더 좋았고, 사람들은 적어서 조용하게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석양 무렵에 전망대에서 펼치는 예술가들의 버스킹은 아름다운 풍경에 낭만까지 더해 주었다. 클래식 선율을 배경음악 삼아 노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황홀하다 못해 시간이 잠시 이대로 멈춰도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세라두 필라두 전망대에서 멋진 음악을 연주해 준 첼리스트>


  많은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꼭 가봐야 할 필수 코스로 노을 명당을 찾아 몰려든다. 왜 그렇게 사람들은 노을을 보러 가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아름다운 순간을 만끽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포르투갈 여행에서 매일 노을을 보았다. 찬란하게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보며, 이러한 자연을 질서 있게 만들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만드시고, 천지만물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행하시는지... 하나님 앞에서 지극히 작은 존재인 나를 다시금 깨닫고 겸손해지고 겸허한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 이러한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세라두 필라드 전망대의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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