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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경미 Jan 11. 2024

투고 로드맵 정하기

투고 계획 세우기


퇴고라는 거대한 산을 무사히 넘어온 것을 축하합니다. 이제 정성 들여 완성한 원고를 세상에 내보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바로 투고 단계입니다.


우선 투고라는 단어가 낯선 분들을 위해, 투고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투고는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원고를 던진다는 말입니다. 어디에 던질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출판사입니다. 던진다는 표현을 바꿔 표현하면, 책을 출간해줄 출판사를 찾아 원고를 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투고입니다. 비유하자면 취업을 위해 회사에 자소서를 접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미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신인 작가는 출간하기 위해 투고하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출간하는 방법이 다양해졌지만, 가장 고전적이고 일반적인 이 방법은 작가의 경제적·기술적 부담을 최소화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입니다. 원고를 마음에 들어 하는 출판사를 만나 출간계약을 맺고 나면, 편집과 제작, 유통과 마케팅은 출판사의 힘과 노하우를 빌려 진행할 수 있으니 작가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물론 출간 이후에도 책을 홍보하는 저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다양한 출판 방법과 출간 이후에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선 다음에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투고가 어려운 이유는 앞서 말한 투고의 장점에 있습니다.(매번 모든 단계마다 어렵다고 말하는 점은 공교롭게 생각하지만… 사실입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적고, 출판사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많은 예비 작가들이, 출간을 원하는 사람들이 출판사의 문을 두드립니다. 하루에 쏟아지는 원고의 양이 엄청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작은 출판사여도 말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돈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니만큼 아무 원고나 출간 계약하자고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왕이면 팔릴 만한 원고, 인지도가 있는 작가이거나 이미 팬층이 형성된 작가를 선택하려고 할 것입니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창출할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다른 원고들보다, 다른 작가들보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편집자의 눈을 사로잡고 출판사의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중요합니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투고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능히 이 단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그래야 작가로 불릴 상황으로 나아가게 되니까요.    


 



저는 투고할 때 투고 계획을 먼저 세웁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어지는 거절의 홍수 속에서 좌절하거나 퇴고 및 출간계약 이후 할 일을 잃어 방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빨리 계약으로 이어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땐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자꾸 미련이 생기는 바람에 끝내야 할 때를 놓쳐서 시간을 질질 끌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투고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이 멀쩡하고, 자신감이 차 있을 때 냉정하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실천한 뒤, 상황에 따라 계획한 대로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고 계획 세우기

     

STEP 1. 기한 설정

1) 준비기간

- 출간 계획서(기획안) 작성: 202X년 XX월 XX일 ~ XX월 XX일

- 이메일 주소 및 연락처 수집: 202X년 XX월 XX일 ~ XX월 XX일  /  총 XX 건

- 투고용 메일 메시지 작성: 202X년 XX월 XX일 ~ XX월 XX일   

  

2) 투고 기간: 202X년 XX월 XX일 ~ XX월 XX일         


 

STEP 2. 투고 방법 결정

투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방법은 아래의 세 가지입니다.     

- 이메일 투고

- 홈페이지 투고

- 출판사 직접 방문

  (우편 투고 방법도 있지만, 돈이 들고 번거롭기도 해서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투고 계획을 세울 때 어떤 방법으로 투고할지 결정합니다. 자신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투고 방법을 결정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투고를 받는 출판사는 그렇게 진행하면 됩니다. 그렇지 않은 출판사는 대부분, 이메일로 투고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직접 방문해 원고를 전달하라는 말을 보고는 합니다. 투고 필승 전략, 뭐 이런 제목을 달고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방법이 투고에 효과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집중해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낯선 사람이 방문해서 원고를 주고 간다? 업무 흐름이 끊겨 방해받았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 편집자가, 혹은 출판사 직원이 엄청난 ‘I’라면 더 끔찍합니다.

물론 원고를 들고 방문한 사람에게 감동 받았다는 편집자의 글을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가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입니다. 무엇보다 원고를 몇 군데 보낼지도 모르는데 출판사를 일일이 방문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메일 투고를 추천합니다.         


  

STEP 3. 이메일 투고 계획 설정

나는 어떤 방법으로 투고할지 정했다면(이메일 투고를 전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세부 실행계획을 세웁니다.     

- 메일 발송 방법: 단체 or 개별 메일

- 투고 메일 발송 기간: 202X년 XX월 XX일 ~ XX월 XX일

- 메일 발송 주기: 주 X회, 매주 X요일, X시

- 1회 발송량: X 건          



STEP 4. 향후 계획

- 투고하는 동안 할 것

- 투고 성공했을 경우, 실패했을 경우 대책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지막입니다. 바로 투고하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 계획을 미리 세워둔다면, 투고 결과에 상관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줄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잘 휘둘리는 성격이라면 무사히 출간계약으로 이어졌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액션을 취할지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출간계약이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출간계약을 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미리 생각해두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이때는 다양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몇 가지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투고 중에 출간계획서를 수정해서 투고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투고가 끝난 이후 콘셉트를 바꿔서 다시 투고하거나 시간을 두었다가 원고 그대로 다시 투고할 수도 있습니다. 

아예 출간 방법을 바꾸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다르니 대강의 계획을 세워둔 뒤 꼭 다음 단계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투고 단계에는 비교적 시간 여유가 생깁니다. 이때의 여유로움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책 한 권을 낸 작가가 되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첫 책 출간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내면서 작가로서 자리매김하는 것, 그것이 가장 근방에 있는 목표 아닐까요. 그러려면 다음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기분 전환과 경험 축적을 위한 활동이어도 좋고, 새로운 걸 배우는 것이어도 좋습니다. 글을 쓰기 위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무얼 하든, 투고하는 과정에 에너지를 보충하고 삶에 재미를 가져다주는 일을,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꼭 하시길 바랍니다. 그 일이 계획하는 동안 찾아오는 불안과 걱정, 우울 같은 감정들을 다독여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찾아올 지리멸렬한 좌절의 시간을 그것이 덜 빠져들지 않도록 받쳐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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