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엄마표 밥상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10첩 반상이 아니어도, 윤기가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하는 따뜻한 국, 그리고 나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나물반찬, 맛있게 익은 김치. 이렇게만 놓여 있어도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면 며칠을 앓았던 몸이 개운해지고, 마음속에 잔뜩 낀 먹구름도 조금 물러가는 느낌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항상 엄마 집을 가면 밥을 두 공기씩 먹고는 했다.
“잘 먹어서 보기 좋네.”라는 엄마의 말이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마.’라는 위로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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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한 끼 두 끼 거르는 게 일상다반사인 아이러니.
‘다반사’가 차 마시고 밥 먹는 일처럼 온다는 뜻인데, 밥 먹는 일상은 뜨문뜨문 오니 말이다.
문득 마음이 아픈 날. 허기짐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몸을 움직였다. 두부를 부쳐서 예쁜 접시에 담고, 김도 몇 장 꺼내고, 따뜻한 밥도 지어서 우걱우걱 밥을 먹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위로의 말이 들리는 것 같다.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가끔 내게 정성껏 한 끼를 대접해보면 어떨까.
따뜻한 밥에 그보다 더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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