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기피하는 여자 직업
5회를 연재했으니
오늘은 조금 다른 에피소드를 풀어보려 합니다.
교사담.. (교사의 사담이라는 뜻)
각설하고
얼마 전 사촌들과 같이 회포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남자들 결혼 기피 대상 직업순위 중에 유아교사가 있어. 근데 왜 그런지 알 것 같아 나도 피할 듯 물론 너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라고 얘기하더랍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표정관리 못한 채
“엥 누가 그런 마인드를 가진 너네랑 결혼해준데?”
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감정적인 모습은 신사답지 못하니까..
너그러운 제가 감정적인 대사는 괄호 안에 넣고 표정관리만 못한 채
“엥? 왜?”
라고 두 글자로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사촌오빠가
“[간스유예기엔교 플필헤네카]”라고 이야기했어요.
나 :??????
저는 이 오빠가 대학원을 다니더니 드디어 외계어까지 마스터했구나.. 불쌍하다.
라는 생각으로 오빠를 계속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사촌오빠는 설명해 주겠다는 표정으로 이어 설명했습니다.
“ 간 : 간호사
스 : 스튜어디스
유 : 유아교사
예 : 예체능
기 : 기독교
엔 : 신경정신병적 사고(Neuropsychiatric)
교 : 교사
플 : 플로리스트
필 : 필라테스 강사
헤 : 헤어디자이너
네 : 네일아트
카 : 카페 종사자 “
라는 뜻이라고 친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었죠. 이 중에서도 노력해서 얻어내야 할 직업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부터도 직장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의 시간을 보냈는지 알기 때문에 정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발끈하며
”근데 이거 누가 정한 거야? “라고 물었습니다.
오빠는
“의사가 기피하는 여자 직업이래”라고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거리려다가 이해를 회수하고
“아니 의사면 저렇게 기피하는 직업 나누고 그래도 되나? 다들 자격 얻으려고 노력한 사람일 텐데”
라고 반박했죠.
오빠의 의견은 이랬습니다.
단지 자격으로 입사할 수 있는 직업이고 특히 플필헤네카 부분은 몇 달만 학원 다니면 따기 쉬운 자격증이기 때문에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굉장한 무력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
사회적 시선이 이렇게나 각박한 상황에서 내가 이 직업을 사랑해도 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들었습니다.
이 직업을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던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게 맞는 걸까요?
제 반응에 누군가는
“그런 사람이 많다는 거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잖아. 너만 안 그러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할 테지요
아니요.
저만 안 그런다고 사회적 시선이 바뀔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라는 직업, 대단하고 존경과 존중받을만한 직업인 것 맞습니다.
그렇게 각광받는 직업이 기피하는 여자 직업이라고 주기율표 외우 듯 나열되는 직업들은 얼마나 초라해지는지 알까요.
대단한 직업인 만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겁기에 마치 그들의 의견이 정답처럼 떠돌아다니는 사회에서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 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존중하는 의사분들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격지심일 수도 있고 영향력 없는 유치원 교사의 힘없는 반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더 많은 사람들이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가 무시받는 사회를 조금 더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바른 길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사회와 국가의 소홀함을 받는 사람들이라고 한 번쯤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이상 어린이집교사의 투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