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 3I - 나도 울고싶다 (2)

아이를 다치게 한 교사

by 풀잎


날아오르는 아이는 이내 ‘쿵’ 소리를 내며 벽에 머리를 들이 받았습니다.

아이도 크게 다치고 놀란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잠시 저와 눈을 마주치다 있는 힘을 다해 울었습니다.


저는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아이에게 달려갔습니다.

우는 아이를 들쳐업고 교사실까지 가는 시간이 정말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뛰는 발자국마다 아이의 이마는 실시간으로 부어올라 아이의 얼굴만한 혹이 이마를 뒤덮었습니다.


저는 바로 교사실에 계신 주임 선생님께 상황을 알리고

차가운 얼음을 가져와 아이의 이마에 지긋이 대었습니다.

너무나도 큰 혹에 얼음 찜질 팩이 마치 과속방지턱 위에 있는 대형트럭처럼 덜그덕 거렸습니다.

어머님께 전화를 드린 주임선생님께서는 아이의 사진을 찍어 어머님의 알림장에 올려드렸고,

원장님은 CCTV를 돌려 보시며 정확한 전후 상황을 파악해 주셨습니다.


사건은 제가 본 그대로,

아이가 뛰던 중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날아오른 후 벽에 부딪혔습니다.

원장님은 다시 한 번 영상 속 상황을 보여주시며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제지 하셨어야 했네요, 특히 양말을 신었을 때는 더요. 경위서 작성하실 수도 있겠어요”


아이가 다친 상황에 너무나도 놀랐지만

원장님의 한 마디에 아이가 다친 것이 온전한 제 탓인 것만 같아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아이를 보육하는 담임 교사이고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 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제가 아이의 행동을 단호히 제지하지 못하여 벌어진 일이니 저의 탓이 아예 없진 않겠지요.


하지만 동시에 벌어지는 수많은 업무 중에서의 변수들을 제가 다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충분한 주의를 주었다고 생각했고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더 능숙한 교사가 왔다고 해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위의 말들이 부모님, 원장님의 입장에서는 하찮은 변명이기만 하겠지만 말입니다.

솔직히 억울했습니다.

다치게 했으면서 억울할 게 뭐가 있냐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 아이의 위험을 막았고, 제지하였고, 주의를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원 시간 대에는

- 안전한 간식 지도

- 안전한 아이 화장실 지도

- 안전한 하원 준비 (기저귀 한 아이들은 기저귀 갈고, 화장실 간 아이들은 안전한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와 부가적인 아이들과의 소통도 있었기 때문에

교사 한 명이 한 명의 아이를 케어하기에는 굉장히 열악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저는

“아이를 다치게 한 교사” 였습니다.


저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아이들의 안전에 더 예민해지고 무서운 교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의 관계보다는 안전에 더 초점을 맞춘 교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안전이 최우선이기는 하지만

안전하게 아이를 볼 수 있는 환경 (예를 들어 교사 수가 늘거나, 벽면에 안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이 제공된다면

교사와 아이들과의 관계의 개선 뿐 아니라 아이가 정서, 신체적으로 안정적인 어린이집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근래에도 아이가 잠들었을 때 벌어지는 사건들,

아이의 순간적 행동으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이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가해를 가하거나 올바른 대처를 하지 못하여 생긴 사고는

그 기관의 잘못, 그 교사의 잘못이 온전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교사의 처우에 따른 입장도 한번쯤은 고려해주셨으면 하는 저의 바람입니다.


지금까지의 저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화가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간절한 메세지가 되겠죠.


그래서 아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덧붙이자면


다행히 아이는 무사했습니다.

원장님과 함께 병원에 방문하여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였고,

지속적으로 관찰이 필요하겠지만 심한 부상은 아니라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이렇듯 항상 시한 폭탄같은 상황에 최대한 불을 끄려고 노력하는 불안한 조건에서 근무하며

이 상황이 단순한 불발탄이기를 바라며 일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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