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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시험장에서 만난 또 다른 ‘나’

나처럼 시작하려는 누군가를 위해

by 조슬기


사람들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다. 반복되는 하루가 지겹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는 기분 전환을 위해 휴가를 떠나지만, 휴가는 언제나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교사다. 학생들 앞에 서서 수업을 진행하고, 수행평가를 내고, 시험을 보고 성적을 매긴다. 누가 봐도 흔한 ‘전형적인 교사’의 일상이다.


그런데 시험장에 도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는 그곳에서 교사가 아니라 수험생이 된다. 감독위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정해진 시간 안에 과제를 수행하고 평가를 받는다. 합격이라는 결과와 함께 자격증을 받으면, 그 순간 느껴지는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돈 주고 성취감을 사는 거잖아요?”


그래도 괜찮다. 그 성취감 하나로 일상이 환기된다면, 그 또한 훌륭한 기분 전환이다.


내 안에는 두 명의 내가 있다. ‘교사로서의 나’와 ‘수험생으로서의 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경험은 공유되고 서로를 북돋운다.


마치 일본 만화 ‘유희왕’의 유희와 어둠의 유희처럼 한 명이 지치면 다른 내가 등장한다. 덕업일치라는 말은 어쩌면 나를 위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할 수 있다.


“뭐든지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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