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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치 Aug 07. 2024

바다는 위험해

       말해주세요.     


가오리는 당황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대답을 해주지 안 해줄지 고민하는 듯 입을 떼지 못했다.

눈을 크게 뜨고 주먹은 꽉 쥐었다.     


‘떨리는 것처럼 보이면 안 돼.’     


떨리는 모습을 보이면 가오리가 나를 만만하게 보여서 해칠 수도 있어.     


“그럴 수 없어. 내 말대로 올라가.”


“싫어요. 당신이 말해주지 않으면 전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가오리는 단호한 몸짓으로 지느러미를 위로 들어 올렸다. 


화난 듯한 몸짓으로 내 주변을 헤엄쳤다.      


강한 파도를 만들어내며 거센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래? 너 같은 애들은 너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이 바다에 들어온 한심한 애들을 말하는 거야. 무작정 이 바다를 들어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고 가게 되어있어. 

바다는 자비로운 곳이 아니야.”     


“대가요? 저는 이곳에 어떻게 온 건지도 기억나지 않아요.”


겁이 났다.


바다의 외로움에서 이제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막연히 바다는 무서운 곳이 아니라고 믿었다. 

가오리를 만나자 믿음이 창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내 몸에 난 상처가 보이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이곳의 바다에게 공격받았어.
무시무시한 일들을 너도 곧 겪게 될 거야. 감당할 수 있으면 있어.”     


깊은 상처가 가득한 몸통을 보여주며 떨림이 느껴졌다. 오래된 상처는 아물어서 자국만 남아있었고, 눈 주변에는 얼마 전에 다친 것처럼 피가 맺혀있었다.     


가오리의 붉은 눈에서 몰래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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